'미끄럼틀 올라 탄' 롯데케미칼..하반기도 타격 우려, '미래 사업'에 승부수

1분기 이어 2분기도 영업익 급감 관측..3분기도 휘청
배터리·수소·친환경 소재 등 미래 신사업 투자 행진
"당분간 실적 반등 쉽지 않아..향후 투자 성과 기대"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8.03 10:44 의견 0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실적을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자료=롯데케미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올해 롯데케미칼을 '미끄럼틀'에 비유할 수 있다. 아래로 탈 때는 빠르게 내려오지만 다시 꼭대기에 오르기까지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단 의미다.

최근 '영업익 급감'을 맛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롯데쇼핑을 제치고 그룹 내 매출 1위에 올랐던 명성을 되찾고 다시금 최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 '미래 사업의 동아줄'을 잡았다. 상반기 이어 하반기까지 원가 부담과 소비 위축 심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돈 되는 배터리와 수소, 친환경 사업에 대한 광폭 투자가 실적 반등으로 돌아와 '허기'를 채워줄 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실적을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1분기 영업익과 당기순이익 826억원, 116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8%, 78.3% 급감했다. 국제유가 폭등과 중국의 봉쇄 조치 등 외부 변수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올 2분기에도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아진 원가 부담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의 이 기간 영업이익을 311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594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3분기 하늘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최근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익 추정치를 1440억원으로 내놨다. 3개월 전(2296억원)과 비교하면 37.3% 줄어든 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하반기까지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 부양과 전쟁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23년부터 수익성 회복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에 롯데케미칼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올해부터 3년 간 중간배당을 약속했지만 최근 기말배당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금리인상 등 국제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제품의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이 살아남기 위해 최근 미래사업 투자 카드를 내밀었지만 실적 흡수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롯데케미칼은 아랑곳 않고 배터리와 수소, 친환경 기술 개발에 보란듯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기체분리막 CCU(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시설을 활용한 고순도 질소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3300억원을 들여 미국 내 최초의 양극박 생산기지를 세운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배터리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같은 달 21일에는 일본의 종합무역상사와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입해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의 미래 사업 행진이 성과를 톡톡히 낼 지 업계의 기대감이 뒤따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배터리를 포함해 수소와 친환경 소재 등 미래사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라며 "대내외적 환경에 따라 당분간 실적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같은 투자가 향후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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