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도 펑크" 타이어 3사, 물류비 직격탄 '수익확보 난항'..한국타이어 '임금 싹둑'
'악화일로' 물류비·원자잿값 상승세.."2분기도 장담 못 해"
'비상경영 체제' 한국타이어 "근무 시간 늘리고 급여 줄여"
'임금 동결설' 금호타이어 "이미 선제적 임금 삭감 진행"
'적자전환 위기' 넥센타이어, 186억원 영업 손실 관측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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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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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타이어 '빅3(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물류비 급등' 직격탄으로 수익성에 구멍이 나 바람이 새고 있다. 원자잿값까지 날로 뛰는 기세에 시장에서는 이들 타이어사가 올 2분기를 넘어 하반기에도 수익성을 지탱할 튼튼한 바퀴를 장착할 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가 전 계열사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앤컴퍼니는 임원들의 근무 시간을 1시간 늘리기로 했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이 같은 임금 삭감 배경으로는 물류대란이 연일 이어지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재료값이 크게 뛰는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점이 거론된다. 실제로 타이어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9월 킬로그램당 185엔까지 떨어져 안정세를 타다가 지난달 275엔까지 치솟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올수록 한국타이어의 1분기 전망치를 내려잡는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이 기간 영업익이 전년 보다 40% 감소한 1137억원에 그칠 것으로 본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익 8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3% 급감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감소로 타이어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에 지속적인 원자재값 및 운임 상승은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거쳐야 할 난관이 됐다.
일부에선 이 같은 업황 악화에 금호타이어도 '임금 동결'에 나설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임원 임금 삭감을 진행한 지 꽤 오래 됐다"며 "수익성 제고에 계속해서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사실상 현 임금은 동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금호타이어의 올 1분기 영업익은 90억원으로 전년 동기(5억원)보다 훌쩍 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15억원의 영업손실을 대폭 만회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암울한 성적표가 예고됐다.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 1분기 18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들 타이어사도 치솟는 원자잿값과 물류비 급등, 차량 생산 감소라는 '삼중고'에 대응하기 위해 앞서 '타이어값 인상' 조치를 궁여지책으로 내밀었지만 이마저도 성장궤도로 올라탈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란 평을 내놓는다.
전문가들도 올해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타이어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할 것으로 본다. 타이어사가 실적 감소를 감당하기 위해 임금 삭감과 글로벌 사업 추진을 단행하는 등 수익성 다각화에 힘 쓰고 있지만 전 세계 물류대란 앞에선 구멍 난 타이어를 임시조치로 막는 격이 된 셈이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타이어업계의 실적 악화 요인인 원자재값 및 국제유가, 해상 운임상승 요인으로 최근 줄줄이 타이어값을 올렸지만 원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수익성이 마냥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수급난 역시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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