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종 효성화학 대표이사 부사장(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 내정자) [자료=효성]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의 '핵심 병기' 이건종 효성화학 부사장이 올해 효성첨단소재를 공동 지휘하며 65세 경영인의 관록을 빛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효성화학의 역대급 실적 신화를 써내려간 그의 경영능력을 신임한 조 회장의 승부수에 시선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최근 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이건종 효성화학 부사장을 내정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효성의 소재 삼총사(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중 절반 이상이 그의 손에 달렸다.

또 이번 인사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반영된 결과다.

효성화학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분기 마다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운 만큼 이 부사장을 계속해서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첨단소재 수장 자리 역시 그간 이 부회장을 지켜봐온 조 회장의 승부수란 평이다.

앞서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코로나 팬데믹 등 변혁의 시기에 회사가 생존하고 성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속도와 효율성에 기반한 민첩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화학과 효성첨단소재를 이끌게 된 이 부사장은 1957년생으로 건국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LCD제조센터장과 원익머트리얼즈 대표를 역임한 화학 전문 기술 경영인이다.

그는 지난 2018년 효성화학 네오캠 PU장으로 입사해 2020년 3월부터 효성화학의 핸들을 잡았다. 이후 효성화학의 첫 글로벌 생산기지인 베트남 폴리프로필렌 공장 건립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의 경영 관록이 올해 두 회사의 실적 성장세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특히 효성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609억원에서 1653억원으로 급증했다. 효성첨단소재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411억원으로 342억원의 10배 가까이 뛴 것이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업황 악화로 실적 상승곡선이 소폭 꺾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효성화학이 프로판 강세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와 베트남 설비 정기보수 등 영향으로 수익 감소세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효성첨단소재는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소폭 감익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주춤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올 1분기 이후에는 화학 업황의 전반적이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효성화학화 효성첨단소재 모두 눈에 띄는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효성화학은 지난해 9월부터 12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견조한 전방 수요가 예상되는 NF3(삼불화질소)의 증설로 추가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효성화학은 올 상반기 '특수가스 생산능력' 증설을 마무리짓고 글로벌 특수가스 부문 2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이 공 들이는 수소 및 특수가스 사업이 이 부사장의 지휘 능력과 시너지 효과를 낼 지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효성 관계자는 "(이 부사장) 인사는 그간 성과를 반영해 진행된 결과"라며 "효성화학의 경우 올 들어 특수가스 관련 계약 2건을 체결했고 효성첨단소재도 본업인 타이어코드 분야와 탄소섬유 등 신사업 성장을 계속해서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