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세대교체’ 바람 거세다..이달 계열사 CEO 거취 결정
차기 KB국민은행장에 1966년생 이재근 부행장 낙점
윤종규 KB금융 회장, 3연임 2년차 맞아 세대교체 추진
이동철·박정림·김상현·허정수 대표, 연임이냐 교체냐 갈림길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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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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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KB국민은행장에 1966년생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낙점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을 예고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 2년차를 맞아 계열사 사장단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현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
대추위 관계자는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우위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빅블러 시대에 KB의 시장지위 공고화와 넥스트 디지털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재근 이사부행장을 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66년생인 이 후보자는 시중은행장들 가운데 가장 젊다. 지난해 파격 인사로 분류됐던 박성호 하나은행장보다도 2살 아래다. 그만큼 젊은 피를 수혈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추위는 이달 중순 경 나머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8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대추위에서 1년 연임이 결정된 바 있다. 윤 회장의 3연임이 결정된 직후고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기하는 데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계열사 맏형 격인 국민은행 수장에 젊은 행장이 낙점된 만큼 올해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는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4년 임기를 마치고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 선례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허 행장과 함께 지난해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선정된 바 있다. 이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 차기 회장 승계를 놓고 양종희 부회장, 허인 행장과 함께 3인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크다. KB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익으로 7295억원, 순익으로 547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5%, 59% 늘렸다.
다만 박정림 대표의 경우 징계 리스크가 변수다. 박 대표는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아직 금융위 의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중징계가 확정되면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만큼 부담이 크다.
허정수 KB생명 대표도 이미 3연임을 마친 만큼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KB생명의 최근 실적이 부진한 점도 요인이다. KB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81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만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작업도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 대표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와 현대증권(현 KB증권)의 완전자회사화 과정에서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주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2년 연속 계열사 CEO 전원 유임을 결정했었는데 이번 국민은행장 인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며 “올해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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