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값 상승세로 밥상물가 고공행진..소비 느는데 물량 부족사태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0.19 16:26 의견 0
이마트 정육 코너 [자료=이마트]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고기값이 연일 오르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공급과 수요에 불균형에 따른 결과다. 코로나 여파로 가정 내 고기 소비가 늘어난 반면 세계적인 물류 대란으로 육류 수입이 불안정해졌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소매 품목별 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18일) 기준 한우 등심 1등급 kg 당 가격은 11만1844원이다. 추석 대목이었던 한 달 전에 비해 6.8% 올랐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11.1% 증가했다. 오를 대로 올랐다던 추석 물가보다 더 오른 셈이다.

수입산 소고기 역시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소고기 주요 수출국인 호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가뭄과 홍수 피해로 소고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가격이 오르고 있다. 네덜란드 농협 금융기관 라보뱅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4%, 2019년 대비 17.9% 올랐다.

국산 돼지고기 가격은 비교적 안정됐으나 높은 편에 속한다. 냉장 삼겹살 가격은 전날 기준 kg 당 2만6036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2% 하락했다. 다만 1년 전 혹은 평년과 비교하면 14%과 27.1% 오른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가격대에 머물러있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같은 기준 1만4133원으로 국산보다 저렴하나 한 달 및 1년 전에 비해 각각 2.4%와 29.6% 증가했다.

돼지고기는 차후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으나 하반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돼지고기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해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나 올해 전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8% 늘어날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소·돼지고기의 부족 사태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지난해부터 더욱 심화돼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줄고 가정 내 육류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로 한우와 수입 소고기 평균 구매량은 2019년 대비 각각 11.5%와 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육류 생산 및 공급량도 늘었으나 수요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해 전반적인 육류 가격이 상승을 낳았다.

지난달 명절과 함께 국민지원금 지급도 고기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7일까지 소·돼지 등 축산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올랐다. 또 농업관측센터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지급 전 올해 추석의 가정 내 한우와 돼지고기 소비 의향은 전년 대비 각각 2.9p와 9.3p 증가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육류 수입량이 감소도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제적인 고기 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해상운임의 까다로운 절차 및 운임비 상승의 영향으로 육류 수입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이마트는 삼겹살 수요가 증가하는 휴가철을 앞두고 해상로가 막혀 결국 항공편을 통해 삼겹살 30톤을 들여온 바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소고기는 사육·도축 마릿수 증가에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현재 가격이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일상 회복으로 가정 수요 감소 등 코로나가 진정될 경우 중장기적인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공급이 평년 대비 증가했으나 상반기 물류 문제와 국제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량이 감소하는 반면 가정 내 돼지고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면서도 “이달부터 도축 마릿수 증가에 따라 가격 하락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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