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추석 성수품 가격 일단 하락세..국민지원금, 물가 자극 가능성 여전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14 15:57 의견 0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국민지원금 사용처임을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추석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일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국민지원금으로 인한 물가 인상 우려와 달리 정부의 성수품 공급 확대 효과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6대 추석 성수품에 대해서 3주간 1.4배 확대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는 2주간 1.3배 확대 공급했던 지난해보다 더욱 철저한 선제 관리를 통해 추석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올해는 특히 추석 전 국민지원금 지급으로 성수품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에 대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기준 16대 성수품을 당초 공급 계획량인 10만1000톤의 114%인 11만5000톤 공급을 달성했다. 지난 9일 기준 물량 확대와 함께 쌀과 16대 성수품 중 13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 흐름을 타며 안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추석 성수품 일부 가격이 하락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미국산 계란 수입에도 잡히지 않아 7000~8000원대를 오갔던 계란 가격은 이달 6500원대를 유지 중이다. 계란 가격은 지난달부터 6000원대로 떨어진 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사과와 배 역시 하락 안정세다. 사과와 배 가격 모두 지난해 대비 각각 42%와 17.4% 하락했다. 특히 배의 경우 지난해 낙과 피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던 바 있다. 올해는 작황이 양호하고 생산량이 40% 늘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성수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 재배 공급량을 전년보다 33% 확대하고 추석 3주 전부터 집중 공급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닭고기의 경우 현재 1kg당 평균 가격이 5081원으로 평년 대비 3.6% 하락했다. 이달 일평균 도축 마릿수가 전년과 평년 대비 증가해 공급 과잉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돼지고기 역시 하락세다. 돼지고기는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부는 돼지고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이번 주부터 벨기에산 수입을 재개와 함께 수입 물량을 평년 대비 5% 확대한다. 이달에는 돼지 도축 마릿수도 평년 대비 1.8~4.8%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총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전 3주간 돼지 도축 마릿수는 평년과 전년 대비 증가하나 명절과 국민지원금 등으로 수요가 증가해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며 “10월부터는 오히려 도축 마릿수 증가로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고기 가격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추석 성수기를 맞아 정부는 농가의 도축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소고기 도축 및 공급량을 늘렸다. 그럼에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후 심각한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총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코로나 19로 가정 내 소비가 지속되고 최근 국민지원금이 지급으로 인한 가격 상승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성수품 물가는 일단 떨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사용품 27개 품목 평균 가격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지난해 추석 대비 6.5%와 11.9% 올랐다.

연내로 사용할 수 있는 국민지원금이 경제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여기에 국민지원금 이의신청이 30~40만건 가량 들어온 것으로 집계돼 소득하위 90%까지 지급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일단 추석 민생안정 대책으로 추석 전 물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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