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디아블로2의 개선작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출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오픈 베타 사전 체험 테스트를 지난 14일부터 실시했다.
이번 사전 체험 테스트에서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1막: 보이지 않는 눈'과 '2막: 비제레이의 비밀' 전체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체험을 한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 그래픽은 놀라운 수준..하지만 번역은 부실
사전 체험 테스트에서는 야만용사, 아마존, 성기사, 원소술사, 드루이드를 선택해 2막(액트 2)까지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아직 암살자, 강령술사는 플레이할 수 없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그래픽은 리마스터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 개발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명암, 대폭 향상된 해상도, 물에 비치는 반영 등 그래픽 면에서는 아쉬움이 없어 보인다. 해상도가 높아진 만큼 핏자국이나 악마들이 의식을 치른 흔적 등에서 한층 공포스러운 느낌이 살아 있다. 디아블로3가 디아블로 시리즈 중 가장 밝은 분위기였다면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최초 디아블로 1편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면서 다양한 광원효과를 십분 발휘해 가장 '디아블로'다운 그래픽을 체험하게 해준다.
완벽한 한국어 더빙과 함께 이전에 영어였던 클래스, 스킬명, 아이템 명칭 등이 모두 한글로 바뀐 부분은 새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과거 디아블로2를 즐겼던 플레이어라면 전부 낯선 표현이기에 한동안 어색할 듯하다.
'로그캠프'는 '자매단 야영지', '콜드 플레인'은 '추운 평야'로 지명이 바뀌었고 '콜드 스펠'은 '냉기 주문'으로, 드루이드의 변신스킬인 '워울프'는 '늑대인간'으로 바뀌었다.
또 이전 디아블로에서 '스파이크'였던 무기 명칭은 '쐐기곤봉'으로, '최하급 자수정'은 '이빠진 자수정'으로 바꿔 언뜻 알아차리기 어려워졌다.
이 밖에 '포탈'은 '차원문'으로, '웨이 포인트'는 '순간이동진'으로 어색하게 바뀌었다. 몬스터인 '타락한 로그'는 '어둠의 사냥꾼'으로 '상자'는 '궤짝'으로, '퀄티드 아머'는 '누빔 갑옷'으로 바뀌었다.
아이템 명칭도 죄다 어색하게 바뀌었다. '시미터'는 '신월도', '리스트 블레이드(Wrist Blade)'는 '손목날', '모닝스타'는 '샛별곤봉'으로 바뀌었다. 단순 직역한 듯 보인다.
더 심각한 것은 '나겔링 링(Nagelring ring)을 '나겔링 반지 반지'로 오역한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표현을 한자어로 바꿔 어색해졌다는 평가다.
유니크 몬스터·챔피언 몬스터의 명칭도 문제다. 각종 수식어가 어떻게 붙느냐에 따라 몬스터의 능력과 스킬이 달라지는데 이를 단순 나열하다 보니 '부정한 자 음침한 작열', '악마피붙이', '달혈족원', '나무머리 목주먹', '미친 자 구토의 쇠메' 같은 얼토당토 않는 몬스터 이름이 만들어졌다.
■ 의외로 고사양?..아쉬운 '최적화'
하드웨어 최적화도 도마위에 올랐다. 한 플레이어는 "인텔 코어 i7-4790K에 AMD 라데온 RX570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래픽카드 로드율이 상당히 높아 최저 사양으로 플레이해 팬 rpm 2200, 온도 77도를 유지하고, 소비전력도 112W"이라며 "최상 옵션과 최하 옵션의 차이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AMD 라이젠7 1700 CPU와 엔비디아 GTX 1080 그래픽카드를 사용한다는 또 다른 플레이어도 "풀 옵션 기준 팬 속도 100%, 전력 65%, 픽타워케이스 흡배기 팬 3개인데도 (온도가) 7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며 "이 정도면 그래픽카드가 내장돼 있는 노트북으로는 사실상 게임이 불가능할 듯하다. 저도 발열이 잡히지 않아 레거시 모드(오리지널 저사양 모드)로 했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아직 정식 출시일(9월 24일)까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사전 체험 버전에서 극적으로 안정화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비록 그래픽과 사운드가 비약적으로 향상됐지만 이런 문제점들과 (물약 10개를 보관하기 위해 10개 칸을 소비해야 하는 등) 요즘 게임 대비 다소 불편한 인터페이스로 인해 사전 구매를 취소한다는 이들도 여럿 있다.
하지만 "디아블로2가 워낙 대작이고, 특히 최대 8명까지 플레이하며 PK(플레이어 킬링)를 즐기는 것이 재밌었던 만큼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며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기대를 나타내는 이들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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