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 카카오뱅크, 사회공헌 고작 3억..사회적 책임 외면하고 몸집만 불렸다
사회공헌비 3억..주요 은행 평균 1600억원에 한참 못미쳐
사회공헌활동 부풀리기 의혹도..“업권 특성 맞게 보편적 혜택 준 것 반영”
"카뱅은 플랫폼 아닌 은행..사회공헌 외면하면 소비자 신뢰 얻기 어려워”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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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6 11:38 | 최종 수정 2021.07.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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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사회공헌활동이 한참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을 앞두고 은행으로서 사회적 책무는 외면하고 몸집 불리기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가 낸 ‘2020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3억48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KB국민은행 2024억원 ▲신한은행 1727억원 ▲NH농협은행 1647억원 ▲우리은행 1409억원 ▲하나은행 1167억원 등 일반 시중은행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액수다.
자산규모가 비슷한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카카오뱅크의 사회공헌활동은 미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산 총계는 27조원으로, 자산 규모가 26.7조원로 비슷한 광주은행의 지난해 사회공헌비는 127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지방은행들의 사회공헌비는 ▲부산은행 480억원 ▲대구은행 337억원 ▲경남은행 251억원 ▲광주은행 165억원 ▲제주은행 22억원 순으로 많다.
사회공헌활동 내용에서도 차이점이 발견된다. 시중은행들은 사회공헌활동 중 서민금융 분야에 주로 재단 출연과 펀드 조성 등을 적었지만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선불전자지급수단(mini) 제공, 중고거래 사기 방지 서비스 등 실질적인 서민금융 지원과 무관한 서비스를 포함시켰다. 사회공헌활동 부풀리기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특수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공헌활동보다는 보편적으로 모든 소비자의 금융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활동은 은행의 중요한 사회적 책무로 꼽힌다. 특히 소비자가 맡긴 자금으로 금융중개기능을 하는 은행으로서 사회공헌활동은 은행과 소비자간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윤리강령에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적시한 이유다.
카카오뱅크도 윤리강령의 ‘사회공헌’ 항목에 “카카오뱅크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으로서 사회 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임직원의 건전하고 자발적인 사회 봉사활동 참여를 권장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전년도와 비교해 사회공헌 전담 직원수를 5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등 좀처럼 윤리강령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카카오뱅크의 임직원수는 648명에서 913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임직원수가 1000명을 돌파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18조5289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상장 후 ‘따상’이라도 간다면 단숨에 1위로 등극한다.
고평가 근거는 카카오뱅크를 전통적인 은행이 아닌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분석에 회의를 보였다.
정태준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모회사가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한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서도 명시돼 있는 바와 같이 카카오뱅크는 ‘은행법’에 따라 인가를 받아 설립된 은행”이라며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국내 은행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은행 인가를 받아 은행업을 이행하고 있는 만큼 은행으로서 책무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의 자발적 협의기구인 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이 자금중개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연합회 22번째 정사원으로 가입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조직 규모가 작은 인터넷은행이라도 사회공헌활동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상장 후 자금이 확충되면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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