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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학 NH농협은행장 [자료=NH농협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주요 은행의 하반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디지털’에 방점이 찍혔다. 하반기 토스뱅크 출범과 마이데이터사업 시행을 앞두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하반기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조직과 IT개발조직을 결합한 융합센터의 신설이다. 융합센터는 사업의 기획·개발·운영을 통합해 수행하는 조직으로 스마트뱅킹, 기업디지털뱅킹, AI 융합센터가 우선 도입된다.

스마트뱅킹, 기업디지털뱅킹 융합센터는 고객의 앱 리뷰, 제안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다.

AI 융합센터는 각 부서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융합센터는 사업조직과 개발조직간 유기적으로 업무를 개선하고 농협은행의 디지털전환(DT)을 가속화하는데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실시된 우리은행의 조직개편은 비대면 영업 강화에 중점을 뒀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선호고객 전담관리를 위한 ‘WON컨시어지영업부’를 신설한다. ‘WON컨시어지’는 전담직원이 1대 1로 매칭돼 금융상담부터 상품추천, 상품가입까지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밀착관리서비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 상담시스템을 통해 단순업무는 AI상담봇 대체돼 고객상담 업무가 효율화 된다”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별 최적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체계적인 비대면 고객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금융업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는 외부 환경을 감안해 ICT/디지털 및 미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부문에 대한 과감한 인력 지원을 단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부부서 전입 직원의 80%가 20~30대 MZ세대로 구성됐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업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에 소규모 인사만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전환 실무를 담당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에 신설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KB스타뱅킹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7월 중순경 조직개편과 인사가 예정됐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자산관리그룹 신설 등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조직을 재정비하며 디지털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하반기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출범과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서다.

지난달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는 최종 영업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2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달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초기 선점을 놓고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금융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은행들도 금융 플랫폼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