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에 매출 1위 내준 유한양행, 올해 재탈환할까..'기술 수출' 무기
유한양행·한미약품, 30여개 파이프라인 가동중..연매출 20% R&D투자
이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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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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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한미약품 본사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전통 제약사로 수년간 줄곧 관련 업계 매출 1위를 지켜온 유한양행이 지난해 창립 18년차(2020년 기준)인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에 왕좌를 내줬다. 셀트리온를 비롯해 신시장을 공략 중인 바이오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속도에 전통 제약사들이 다시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491억원으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연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6199억원을 기록했지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대로 공급량이 늘고, 제1공장 증설 시설의 생산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그동안 매년 급성장에도 불구 벤처기업 평가를 받아온 바이오기업이 관련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하자, 전통 제약사들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모양새다. 불과 10여년전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본격 진입했을 때, 제약업계에선 신약이 아닌 복제약으로 승산이 있겠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던 게 사실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사실상 복제약에 불과한 바이오시밀러로 승부를 본다는 셀트리온에 대해 일각에선 '사기'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이전의 그런 평가가 무색하게 신약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종합 제약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제약업계에선 아직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같은 전통 제약사의 성장 잠재력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긴다. 신약 개발에 따른 기술수출 등으로 단 한순간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십년간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자해온 위 제약사들은 수조원대 규모의 결실을 맺은 경험이 있다.
유한양행은 30개에 달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특히, 최근 임상 3상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의 향후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장 가치는 조단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제든 다른 파이프라인을 통한 기술수출 등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매년 연매출의 20%를 R&D에 투자하는 한미약품은 언제든 선두로 올라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항암과 대사성질환, 희귀질환 등의 파이프라인 32개를 가동중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전이성유방암 치료제 ‘오락솔’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업계 선두를 다투는 GC녹십자도 연매출의 10%가량을 R&D에 투자하며 파이프라인을 강화 중이다. GC녹십자 계열 세포치료제 개발사 GC녹십자랩셀은 지난 1월 최대 18억6600만 달러(2조710억원)에 이르는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이 지닌 R&D 노하우와 인적네트워크 등은 언제든 급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아직은 신약 개발 경험이 별로 없는 신생 바이오 기업들과 차별화된 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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