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삼성] ②"삼성전자 주가 영향 단기적..중장기 펀더멘털 변함없어"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1.20 16:47 의견 0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향후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과 실형 선고가 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뒤흔들 이슈는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주가 하루 만에 반등 후 보합세 유지

삼성전자는 20일 2시21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종가와 동일한 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전일 대비 1.26%(1100원) 오른 8만8100원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나온 뒤 출렁였다가 3.41%(3000원) 내린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나오기 직전인 오후 2시까지만 해도 2.05%(1800원) 떨어진 8만6200원을 나타냈다. 그러나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4.43%(3900원) 급락하며 8만41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8만5800원까지 회복하는 듯했으나 다시 매도 공세로 8만5000원선을 간신히 지켰다.

이날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도 6.84% 급락했다. 삼성생명과 삼성SDI도 각각 4.96%, 4.21% 하락하는 등 삼성그룹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803조5000억원에서 775조6000억원으로 약 28조원(3.48%) 감소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다음달에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다 하루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35%(2000원) 오른 8만7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59%(500원) 떨어진 8만4500원에 출발해 1.65%(14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한 뒤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개인이 204만주를 순매도했고 기관이 113만주, 외국인이 93만주를 순매수했다.

■과거에도 단기 영향..반도체 실적개선으로 주가 급등

과거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당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단기 영향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2017년 2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5일 파기환송 전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 부회장 구속 기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된 2017년 2월 17일 8000원(0.42%) 하락한 189만3000원(액면분할 전)에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2018년 2월 5일 239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26.5%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19.8%)을 웃돌았다.

이 부회장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반도체 실적이 오르면서 주가도 급등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7년 한 해 동안 53조 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달성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부회장 1심 실형 선고 후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며 "오너 부재로 경영 의사 결정에 일부 불확실성은 있을 수 있으나 과거 사례를 보면 주가는 본업가치를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가 레벨이 과거보다 높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클 가능성은 있으나 영향력은 점차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펀더멘털 변함없어..올해부터 실적호조 본격화 전망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과 실형 선고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뒤흔들 이슈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있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없어서 투자를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맞다"며 "체계적으로 갖춘 회사이기 때문에 주가 영향은 단기적으로 있을 수 있어도 중장기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모멘텀 측면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에 보면 하루짜리 등락 말고는 (이 부회장 판결이) 주가에 큰 영향이 없었다"며 "다른 전자 관련주보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이 낮을 수는 있어도 주가 흐름은 같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 1심 판결 때는 반도체 경기가 상승기였고 그에 상응하는 실적이 수반됐다"며 "그에 따라 주가가 정상적으로 반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가 크긴 하지만 판결에 대한 투자자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업황 호조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는 2023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메모리 가격반등에 따른 중장기적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역량 강화로 비메모리 성장도 눈부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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