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2년 만에 새바람 분다..가입자 1800만명 '토스' 내년 출격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1.19 15:58 의견 0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자료=토스)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12년 만에 신규 증권사가 탄생하면서 증권업계에 새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주인공은 1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핀테크 기업 토스다. 모바일 전문 증권사 '토스증권'은 최근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획득해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다.

■ 쿠팡 출신 박재민 대표 "복잡한 주식 투자에 대안"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회의를 열어 토스증권(토스준비법인㈜)의 금융투자업 인가안을 의결했다. 앞으로 3년간 최대 주주의 지위와 지분을 유지하는 조건이다.

토스준비법인은 이달 중 '토스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은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자본금 340억원에 직원 80명의 토스증권을 이끌 수장은 박재민 현 토스준비법인 대표다. 박 대표는 쿠팡 마켓플레이스 사업부장을 지내다 2017년 바바리퍼블리카에 합류해 지난해까지 사업총괄 이사를 맡았다.

박 대표는 "투자 입문자의 시각에서 MTS의 모든 기능을 설계하고 메뉴의 구성이나 명칭, 투자 정보의 탐색 등 주요 서비스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다"며 "기존 증권사의 MTS가 복잡하게 느껴졌거나 주식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투자자에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증권이 받은 인가 단위는 일반투자자 및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의 중개가 가능하다. 국내주식 중개를 시작으로 향후 해외주식 중개, 펀드 판매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모바일 증권사로 출범하는 토스증권은 계좌 개설부터 투자까지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 상에서 제공한다. 1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5세 미만 고객이 대부분인 미국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롤모델이다. 로빈후드는 편리한 환경과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미국 증시에서 돌풍을 일으킨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지난 3월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증권은 그동안 증권사로서 안정적 운영을 위해 IT 시스템과 인력을 충원 및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등에 주력해왔다.

모바일 전문 증권사 특성상 총 인원 중 IT부문 인력이 60%에 달한다. 핵심인 원장 시스템은 증권 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이, 서비스 프론트는 토스증권 측에서 맡아 개발을 완료했고 고객 편의를 위한 콜센터 구성도 마친 상태다.

2015년 2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 서비스 출시 후 토스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상품들을 선보여왔다. 토스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한데 이어 증권업 본인가 획득에도 성공함으로써 주요 금융산업에 직접 진출해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핀테크 기업이 만든 모바일 전문 증권사 '토스증권'이 내년 초 출범한다. (자료=토스)

■ 모바일 '사용자 경험' 중심 서비스 2030 집중 공략

국내 증권업계에 신규 증권사가 들어서는 것은 IBK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이 신설된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업계에 뛰어든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은 '핀테크 2호 증권사'이기도 하다.

토스증권이 내세우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모바일 중심 증권 서비스'가 증권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증권 서비스의 모바일 거래(MTS) 비중이 10년 전부터 점점 높아져 2019년 기준으로 모바일 거래 비중이 PC 거래(HTS) 비중을 추월했다"면서 "앞으로 모바일 거래 비중이 더 높아질 거라 예상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을 위한 모바일 중심 증권 서비스가 나타나야 하는 적기"라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토스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젊은 투자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토스 고객 중 20~30대는 1000만명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국내 개인 주식 투자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24% 수준이지만 활동계좌 기준으로는 50%에 육박하는 등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개인 주식 투자 인구는 약 610만명에 달한다. 이 중 20~30대 비중은 약 24%인 145 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1분기 활동계좌 기준으로는 20~30대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최근 개인 주식투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즈증권은 토스팀 DNA 기반 직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 경험 부분에서 뛰어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디자이너, 개발자 등 메이커 조직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팀, 법무팀 같은 스텝 조직까지 모두 '사용자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토스증권은 '중학생 수준에서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며 주식 초보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증권 서비스로 차별화 전략에 나설 전망이다.

먼저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기존 증권사 리서치 자료와 차별화된 투자 정보, 핀테크 기업 특유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빠른 실행속도를 경쟁력으로 편리하고 건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토스증권은 사용자 경험(UX), 플랫폼 강점을 바탕으로 주식 위탁매매 서비스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이라며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면 국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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