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한지 반년이 다됐지만 여전히 다수 공공기관 기관장이 공석으로 방치되고 있어 정책 실행력 저하가 우려된다. 정권교체 때마다 생기는 문제로 보은 인사 등 정치적인 고려보다는 기관 특성에 맞는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와 한국관광공사 전경 (사진=각 사)

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44곳 중 기관장이 공석인 기관은 40여곳에 달한다. 정치적 고려 때문에 인선이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보은인사 같은 '낡은 인선'보다는 기관 특색에 맞는 내부 인사 등 전문성을 위주로 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관장이 없는 공공기관은 대표적으로 한국관광공사와 강원랜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영홈쇼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도로교통공단, 한국전력거래소 등이 꼽힌다.

특히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월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강원랜드도 지난 2023년 12월부터 약 2년째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공영홈쇼핑도 지난해 9월부터 기관장이 없고 HUG도 지난 6월 이후 공석이 유지중이다. 한수원 사장직은 지난 9월 이후, 전력거래소도 새 이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도 지난 7월 이후 직무대행이 이끌고 있다.

알리오 시스템에는 현원이 표기돼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에스알(SR)도 기관장이 공석인 상태다.

이같은 공석 사태는 새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매번 반복되고 있다. 이른바 선거에 도움을 준 보은 인사 및 정부 기조에 부합한 인물을 찾다보니 늦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업무 효율성이다. 관광공사의 경우 기관장 공석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실적에서 아주미흡(E) 등급을 받았다. 매년 K관광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관장 부재로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셈이다.

일부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너무 치우진 정치적인 문제로 기관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각 기관에 맞는 전문가를 속히 투입해 기관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의 문제는 정권이 바뀌거나 할 때 기관장 교체 등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기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며 "적어도 정부가 아닌 공공기관장은 보은인사 같은 낡은 인선보다는 기관 특색에 맞는 내부 인사 등 전문성을 위주로 보는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