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비상경영 속 턴어라운드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에 나선다. 혁신을 위한 대대적 인사 쇄신도 눈에 띈다. 9년만에 HQ 체제를 해체하고 전체 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을 교체했다. 변화할 롯데 계열사 새 수장들의 그간 실적과 실적 기대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롯데웰푸드가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파격 인사로 혁신에 나선다.(사진=롯데웰푸드)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웰푸드가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이후 순혈주의를 벗은 파격 인사로 혁신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지난 11월 정기임원인사에서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을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정기인사에서 이창엽 전 대표를 영입하며 순혈주의를 깬 이후 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며 외부 전문가 영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서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1999년 미국 재너럴모터스에서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6년 삼성코닝정밀소재 기획그룹장, 2012년부터는 두산 기술전략 부문장을 거쳐 2019년부터는 두산솔루스 운영총괄(COO)을 맡았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앤컴퍼니 부사장을 맡았고 올해 초 독일 한온시스템 유럽법인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특히 제조, 기술, 전략 혁신 분야에 강점을 가진 외부 인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영입돼 롯데웰푸드의 내부 진단을 맡아왔다. 짧은 기간동안 경영 위기에 대한 진단과 제시한 쇄신 방안에 신동빈 회장이 공감하면서 새롭게 기회를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성과로는 롯데웰푸드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조직 구조, 운영 효율성 등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 및 미래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로드맵을 단기간에 수립했다는 점이다.
경영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착수한 점도 돋보인다. 서 부사장의 혁신추진단장 취임 이후 청주공장 내 자회사인 푸드위드를 청산하는 등 비효율적인 부분을 정리하며 비용 절감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정호 롯데웰푸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사진=롯데지주)
■ 글로벌 매출 비중 35%까지 올리고 비효율 자산 매각 속도
서 부사장의 롯데웰푸드 대표 부임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진단했던 롯데웰푸드 내부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키를 쥐게 되면서 빠른 실행력이 예상된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기존 20%에서 3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빼빼로와 같은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브랜드를 집중 육성한다. 여기에는 인도 생산라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빼빼로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2415억원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의 본격적인 해외 생산을 위해 올해 7월 인도 법인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생산 라인을 신설했다.
제2의 빼빼로로 육성 중인 제로는 올해 5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성장해, 전체 제로 브랜드 매출의 1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9월부터 카자흐스탄 법인에서 직접 생산 및 판매에 나서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롯데웰푸드는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롯데웰푸드와 네슬레가 5대5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의 청산에 따른 매각이다. 중국 생산법인인 롯데 칭다오푸드의 지분 매각도 연내 성사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롯데 측은 “서 부사장은 올해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부임해 경영진단과 함께 롯데웰푸드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어 왔다”며 “앞으로 기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