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올 한해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의 독주가 이어졌다. 주력 IP(지식재산권)의 탄탄한 성과에 신작들도 연달아 흥행하며 기업가치가 크게 오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내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사진=변동휘 기자)

2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넥슨 일본법인 주가는 3800엔을 넘어섰다. 지난 1일 장중 3846엔으로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3조1461억엔(약 29조7832억원)이다.

IP 확장전략에 따른 신·구작의 조화가 이를 이끈 원동력이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FC 등 주요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종적·횡적 확장에 속도를 낸 결과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메이플스토리’는 매출이 약 3배 늘었고 ‘던전앤파이터’도 72%의 성장세를 보였다. ‘FC 온라인’ 매출은 자체 전망치를 넘겼다.

올해 출시된 신작들도 연달아 흥행에 성공해 힘을 보탰다. 지난 3월 출시된 ‘마비노기 모바일’은 MMORPG의 문법을 탈피했다는 평가 속에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PC·콘솔 타이틀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최우수상과 기술창작상을 받았다.

넥슨이 대상과 최우수상을 휩쓸면서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부럽다는 반응과 함께 질투 어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올 한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방증이다.

지난 10월 30일 선보인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출시 2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한 것이다. 모바일에서는 ‘메이플 키우기’가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방치형 게임도 끝물에 다다랐다는 평가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매출과 기업 이미지를 동시에 챙겼다는 점이 큰 성과로 꼽힌다. 글로벌 콘솔 시장에 도전하고 BM 부분에서도 기존의 관성을 탈피하려 했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물론 넥슨이 전부 다 잘한 것은 아니기에 유저들로부터 비판받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와 별개로 잘한 점에 대해서는 따로 평가를 받는 분위기”라며 “과거의 이미지를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제시한 2027년 연간 매출 7500억엔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IP 확장 전략이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한 만큼 회사도 실행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적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붙은 상태다.

넥슨이 준비 중인 주요 라인업은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프로젝트 오버킬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우치 더 웨이페어러 ▲프로젝트 DX 등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다수의 기업들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넥슨은 선전을 계속해 온 만큼 내년도 실적에 대한 압박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차기작들을 잘 만들어 시장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는 것이 다음 숙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 측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질 것”이라며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초기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핵심 프랜차이즈와 신규 IP 모두의 성장에 가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