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한국관광공사가 올해도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추진 사업에 대해 책임질 기관장이 없어 특히 비계량 측면 점수 획득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론이다. 무엇보다 관광업계 큰손인 중국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상황에서 이른바 K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빠른 인사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김장실 사장이 지난해 1월 물어난 후 거의 2년째 공석이다. 서영충 부사장이 직무대행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지만 공공기관 특성상 책임 추궁 등 문제에 방어적으로 현상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K관광사업의 상승세가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전략을 과감히 추진할 책임자가 빨리 임명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관광공사 관계자는 "아직 사장 공모와 관련해 진행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수장이 없다보니 방어적인 '현실 운영'이 불가피한 관광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실적에서 '아주미흡(E)' 등급을 받았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관광산업 활성화와 외국인 유치 마케팅, K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 문제 등으로 이같은 점수를 받았다. 기관 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에서 타격을 받아 직원 사기 저하로도 이어진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관광공사가 사업도 많이 하고 외부에서 봤을 때 점수가 너무 낮은 건 사실"이라며 "추진한 사업에 대한 정무적 감각으로 적극 소명해서 비계량 점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데 기관장이 없으면 이같은 대응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령 사업을 추진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책임지는 게 기관장이고 해당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적극 소명하는 역할을 한다"며 "현 구조로는 모든 사업부서가 방어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이다. 한류 열풍으로 K관광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같은 추세는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실적으로 한두번 거치면 식상해지는 현실 트렌드를 고려해 새로운 관광사업 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추진할 책임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K관광은 또 한번의 점프업 기회가 왔는데 이를 적극 활용할 관광공사 수장이 공석인 점은 분명 업계에서도 마이너스"라며 "매번 같은 아이템으로는 관광객 증가가 지속되기 어렵고 무엇보다 파격적인 사업이 필요한데 현재 구조로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