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 '높은 가격, 낮은 사양' 디자인만 보고 사기에는...

김진욱 기자 승인 2020.07.02 14:26 | 최종 수정 2020.07.02 14:52 의견 3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벨팻폰' (자료=LG전자)

[한국정경신문=김진욱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한 후 내놓은 첫 스마트폰인 ‘벨벳폰’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2015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전자 MC본부(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담당 본)가 올 초 재정비를 하고 지난 5월 'LG 벨벳'폰을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을 넘어 ‘이건 뭐지?’라며 실망스러운 표정이다.

기존 V 시리즈와 G 시리즈를 모두 없애고 야심차게 벨벳폰을 출시했지만 낮은 가격 경쟁력과 LG전자나 내세워온 핵심 기능이 대거 빠지면서 기존 LG폰 이용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 프리미엄 벨벳폰이 저렴해졌다?

LG전자는 벨벳폰을 출시하면서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생소한 표현까지 쓰며 스마트폰의 가격을 현실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89만9800원이라는 벨벳폰 가격은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인 G 시리즈와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 지난 G8 씽큐의 출고가는 89만7600원이었고, G7 씽큐도 89만8700원이었다. 저렴하다면서 내놓은 벨펫폰과 모두 비슷한 가격이다.

■ 문제는 사양

가격이 비슷하지만 벨벳폰 사양은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 벨벳폰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의 5G 일체형 칩셋 '스냅드래곤 765 5G다. 이 칩셋 처리속도는 상급 기종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LG전자의 G 시리즈와 V 시리즈는 당시 최고 사양의 스냅드래곤 칩셋을 사용했다. 그러나 벨벳폰은 중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칩셋을 쓰고 있다. 벨벳폰의 칩셋과 비슷한 폰은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51 5G와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2다. 이들 제품과 벤치마크를 한 결과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격은 비싸게 성능은 낮게’ 설계 됐으니 시장 반응이 싸늘한 것이 당연해 보인다.

■ LG폰 핵심기능은 다 어디에?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마음을 떠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상징이었던 고음질 쿼드 DAC를 벨벳폰에 탑재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손떨림 보정 기능인 'OIS(Optical Image Stabilizer)'도 없다.

디스플레이도 G8과 V50이 QHD+(3120 x 1440)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벨벳폰은 FHD+(2460 x 1080)로 낮다. 배터리 용량만 4300mAh로 커졌다.

지난 2018년 MC사업본부장이었던 황정환 부사장이 앞장서서 스마트폰의 본질로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 기능 강화를 외쳤다. 하지만 2020년 지금 결국 남은 것은 배터리 용량 확대뿐이다.

한편,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2035억원, 2분기 3130억원, 3분기 1612억원, 4분기 3322억원 등 총 1조9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이동통신사 로고도 떼어내고 브랜드까지 바꾸며 벨벳폰을 출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벨벳폰의 반응을 보면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게 보여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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