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역사의 소용돌이..연극 '뼈의 기행' 아버지의 삶을 말하다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5.31 17:55 의견 0
연극 '뼈의 기행' 공연 장면 사진(자료=이지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과거 한국전쟁.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견뎌낸 아버지들의 아픔을 관통한 작품은 지금 우리가 겪는 아픔과는 어떻게 다를까.

힘든 삶을 살아왔음을 보여주듯 백발의 노인이 다 된 70대 준길. 당장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될 위기에 빠진 학종. 부자(父子)는 전쟁 속 인간의 이야기. 연극 '뼈의 기행'은 우리나라의 역사. 나아가 소용돌이 속 아버지들의 삶을 무대에 펼쳐놓는다.

대체로 잔잔히 흘러가는 극은 준길의 발자취에 따라 장면을 전환한다. 그때마다 들려주는 준길의 목소리와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그의 기록은 작품의 제목에 충실한 느낌을 준다. 준길의 여정은 인천을 거쳐 중국의 다롄 그리고 하얼빈까지 이어지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나라에 맞춰 보여주는 배우들의 방언 연기는 탱탱볼처럼 톡톡 튄다.

텅 빈 것만 같았던 무대는 단출하지만 적재적소한 소품의 활용을 더 해 기차, 배, 공사판, 여관방 등 탈바꿈시켰다. 평평했던 무대 바닥에서 장미꽃이 피어났을 때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 준길이 아픔의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에 과거의 준길과 눈앞에 마주하는 상황 연출은 관객의 시선을 끌어냈다.

'뼈의 기행'은 어릴 적 이별한 탓에 임종도 못 지킨 부모님의 뼈를 고국 땅으로 이장시키는 준길의 이야기다. 국립극단의 백하룡 작가와 최진아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실제로 백 작가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오늘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은 나아가 본인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게 만든다. 앞서 백 작가는 국립극단을 통해 "각자의 사연과 삶들은 다르겠지만 이 연극을 통해 관객들도 나름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박상종, 이수미, 이준영, 성여진, 조남융, 윤서진, 강해진, 김수아, 최지우, 이호철, 남수현 등 출연한다. 오는 6월 16일까지 서울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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