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체 수수료 논쟁, 입점업체 “무료배달 중단하라” 강경 요구 나와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01 14:05 의견 0

지난달 30일 열린 9차 회의에서 협의체 공익위원들이 “소비자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중재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된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인하를 두고 논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입점업체 측에서 배달플랫폼들에게 “무료배달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배달앱 상생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9차 회의에서 협의체 공익위원들이 “소비자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플랫폼과 소비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배달비용이 4000원이라면 플랫폼과 소비자가 각각 2000원씩 부담하게 된다. 이는 사실상 무료배달을 폐지하라는 강경한 요구인 셈이다.

상생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공익위원들은 배민과 쿠팡이츠 양 측에 무료배달 중단을 제안했지만 쿠팡이츠 측은 이러한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수수료를 5%로 인하하는 요구를 꾸준히 거절하고 있는 배민 측은 무료배달 중단 요구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해당 관계자는 “외식업 단체에서 무료배달 정책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외식업주들의 배달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협의체에서 쿠팡이츠에 배달비 상당 부분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지만 이는 소비자에게 배달비 부담을 전가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9차 회의에서 9.8%의 수수료율을 절반 수준인 5%로 낮추고 업주들에게 배달기사비만 받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입점업체 측은 구체적인 배달비 수준을 특정하지 않고 배달기사비를 배달 대행업체와 외식업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협의해 논의하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츠가 상생협의체 제안을 거절한 것은 무료배달을 중단 시 후발주자로 경쟁력이 상실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상생협의체 회의가 지속되는 동안 꾸준히 적자 상태를 강조해왔다.

이외에도 쿠팡 측은 고물가 상황에서 배달비 부담으로 소비자 주머니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협의체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2019년 출범 이후 5년간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함에도 수수료 5% 안을 수용했다”며 “배민도 무료배달을 확대 시행하는 가운데 무료배달을 중단하게 되면 오히려 업주들의 매출이 줄고 배달과 외식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생협의체는 이달 4일 10차 회의를 열고 수수료율 상생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배달앱의 비즈니스 구조와 배달기사 비용, 소비자 무료배달 등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에 대해 그동안 협의체에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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