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에 배달수수료뿐 아니라 가맹본부의 유통마진 증가도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비비큐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해 수취한 유통마진이 가맹점당 평균 6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 중 10~17%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주요 치킨브랜드 6개사의 최근 3년간(2020년~2022년) 정보공개서’ 자료에서 주요치킨 가맹본부 6곳은 가맹점들로부터 연간 거둬들이는 유통마진이 평균 6529만원으로 집계됐다.
유통마진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거둬들인 차익을 일컫는다. 가맹점 입장에선 본사와 거래하는 일종의 수수료다. 가맹점이 가맹본부로부터 공급받는 상품·원재료·정착물·설비 및 원자재의 가격 또는 부동산의 임차료에 대하여 가맹본부에 정기적으로 또는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대가 중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차액가맹금으로 불린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 주요 치킨 브랜드 6개사는 매출액 순위로 bhc치킨,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푸라닭치킨, 금화식품 등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중 bhc와 BBQ의 영업이익률이 다른 치킨 가맹본부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유통마진도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bhc치킨,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푸라닭치킨, 금화식품 등 6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9.63%인데 비해 bhc치킨은 27.95%, BBQ는 15.14%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인 기업은 교촌치킨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식비용 상승의 주범으로 배달앱들의 수수료 인상이 꼽히고 있지만 가맹본부의 차액가맹금 수취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유통마진이 15%만 넘어가더라도 가맹점주가 2만원짜리 치킨 하나를 팔면 본사가 가져가는 돈이 3000원을 넘기는 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종 차액가맹금 비율은 8.2%(5200만원)로 프랜차이즈 업종 중 최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이어 커피 6.8%, 제과제빵 5.5%, 피자 4.2% 순이다.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 가맹본부가 유통마진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치킨업계는 국내 가맹점 수가 하락세를 걷고 있어 차액가맹금으로 추가 수익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가맹사업현황통계를 살펴보면 치킨업종 가맹점 수는 2021년까지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가 2022년 0.2% 줄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공정위 측은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필수품목 지정과 과도한 차액가맹금 수취로 인한 가맹본부와 점주 간 갈등의 소지가 상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에는 현재 차액가맹금·특수관계인의 이익·물품의 강제 또는 권장 등의 정보가 영업비밀 항목으로 삭제돼 신규 가맹점주 외 다른 이들은 열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여러 비판과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남근 의원도 “가맹본부의 물류 폭리는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깜깜이 거래와 물류공급가격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수취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 시 사전에 정한 절차에 따라 가맹점주와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협의에 대한 고시’ 행정예고를 이달 초 마치고 12월 5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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