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골든로드] ③증시 바라보며 전력질주..가상자산 업계 ‘기수’로 부상

국내 거래소 첫 상장 추진..‘밸류업’ 박차
업계 신뢰 확보에 앞장..‘위상 제고’ 속내

변동휘 기자 승인 2024.10.17 14:30 의견 0

빗썸이 기지개를 켜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고착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을 유발하고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가는 등 확장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내년 하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골든 로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빗썸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한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점유율 경쟁과 이용자 접점 확대 등 빗썸이 걷고 있는 길의 종점에는 ‘증시’가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보들은 결국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뜻이다. 내년 하반기라는 목표시점이 설정돼 있는 만큼 체급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빗썸은 상장을 통해 업계 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이끌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업계 최초의 상장 사례인 만큼 내부통제 강화 등 투명경영 측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창립 10주년을 넘어 증시 입성을 노릴 정도의 성장을 이뤄낸 만큼 이를 발판으로 이름값을 높이며 더 큰 기회를 기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내년 하반기 목표..공격적 행보 지속

빗썸은 지난해 11월 창립 10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IPO 도전을 공식화했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목표 시점은 2025년 하반기로 설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들 중 최초이며 경쟁사인 두나무보다 한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빗썸은 거래소 간의 점유율 경쟁에 불을 붙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거래수수료 무료화 정책을 재차 시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단숨에 점유율이 30%대로 급등하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빗썸코리아에서 빗썸으로의 사명 변경을 의결했다. 사명과 서비스명을 일치시킴으로써 통일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IPO 진행 상황과 관련해서도 “올해 영업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 상장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행보는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힌다. 차질 없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필요한 만큼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빗썸의 장외주식 거래가는 8만2500원이며 이에 따른 추정 시가총액은 약 3495억원이다. 지난 3월 16만50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진 결과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실적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최근 끌어올린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향후 관건이다.

빗썸 이재원 대표는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내년 상장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료=빗썸)

■ 투명경영 강화..‘선도기업’ 입지 구축

빗썸이 증시 입성을 선언한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관련해 회사 측은 ‘투명성 강화’를 이유로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받았던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검증받아 고객들의 신뢰 역시 얻겠다는 속내다.

특히 국내 거래소 중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직 사회 전반에 걸쳐 가상자산에 대한 의문 부호가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상장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검증받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는 뜻이다.

상장 과정에서 모일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통상적인 IPO의 목적이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에 있다는 점에서다.

관련해 빗썸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상자산 및 거래소 운영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다”며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고 외부 시장에서 신뢰성을 검증받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장과 관계 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빗썸인베스트먼트 설립을 통해 주력 사업인 거래소와 신사업 부문을 분리한 만큼 이와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거래소를 중심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이외의 신규사업은 별도 법인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일종의 ‘네임밸류 키우기’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로서는 특별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상장을 계기로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업계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차후를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경우 기본적으로 거래소라는 본업이 이미 운영되고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같은 전략적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기업의 위상을 더욱 높이려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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