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주목받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입..부당대출 은폐·축소 의혹 벗나

정무위 국감에 임종룡 회장 출석..금융그룹 회장 최초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사과 메시지만 반복
국감 정면돌파 선택..인지 시점·보고 지연 내막 밝힐까
그룹 사활 걸린 보험사 M&A 승인에도 영향 미칠 듯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0.10 11:3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 증언대에 선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와 관련 정무위 위원들의 날선 질문이 예상되는 가운데 임 회장이 구체적 해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9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다. 정무위 국감계획서에 따라 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국감장에 출석해 증인 선서 후 의원들의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주요 금융그룹 회장 중 처음으로 국감장에 서게 된 것은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손 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과 관련해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350억원 가량의 부당대출을 내준 것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후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로 수시검사 범위를 확대한 결과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에서도 총 14억원의 부적정 대출 취급을 추가로 확인했다.

당초 부당 대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증인 채택이 예상됐지만 정무위는 금융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의 책임을 묻기 위해 임 회장을 국감장에 불러들였다.

금감원도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지주내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느슨한 윤리의식과 함께 지주차원의 내부통제 미작동 등이 금융사고의 예방·조기적발을 저해했다”며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임 회장은 전임 회장 부정 대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명보다는 사과에만 급급했다.

임 회장은 지난 8월 12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며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28일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하루 뒤 열린 긴급 임원회의에서는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정무위가 부정 대출과 관련 현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어 구체적 해명 없이 사과만 반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고의적으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는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발표 자료를 보면 우리은행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 대출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해 9월경이다. 이에 대해 감독당국 보고, 자체감사 등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가 관련 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이 돼서야 자체감사에 착수해 면직 등 자체징계를 내렸다.

현 은행 경영진은 지난해 9~10월, 임 회장은 올해 3월경에는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 지난해 3분기, 적어도 올해 4월 이전에는 금융사고 보고·공시 의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은행권에 부당대출과 관련해 배임사고가 잇따라 적발돼 보고·공시가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이 국감 출석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만큼 부당 대출과 관련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임 회장의 발언에 따라 우리금융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보험사 인수·합병(M&A)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결의하고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최종 인수까지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데 금감원은 정기검사 일정까지 앞당기며 보험사 M&A와 관련 자본비율 적정성을 살펴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도 우리금융의 자본건전성과 적정성, 수익성, 리스크관리 등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국감 출석을 택한 만큼 성실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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