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믿을맨’ 이규복 대표의 글로비스, 신사업 가속화..LNG부터 배터리 재활용까지

LPG·LNG 시장 진출..중고차 역량도 강화
에코프로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협력
2030년까지 9조 투자, 매출 40조 목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7.02 11:23 | 최종 수정 2024.07.02 14:20 의견 0
현대글로비스가 오는 2030년 매출 4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 (자료=현대글로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가 LNG(액화천연가스)부터 중고차, 이차전지 리사이클링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신사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존 25조원 매출을 6년 안에 40조원으로 불리겠단 목표를 실현할 지 주목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전남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우드사이드 스칼렛 아이비스호의 명명식을 열었다. 이 선박은 현대글로비스의 첫 LNG운반선이다.

신조 선박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LNG 운송계약에 투입돼 최대 15년간 세계 각지로 가스를 운반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 자동차 운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현대글로비스는 LPG(액화석유가스)에 이어 LNG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3월에는 LPG 운반선 2척을 도입했다. 일본 선사 가와사키 기선(K-라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타르에너지의 LNG 운반선 4척에 대한 장기 운송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중고차 역시 현대글로비스가 눈여겨보는 미래 먹거리다. 일찌감치 ‘오토벨’ 경매장을 운영해 역량을 키웠다. 작년 말에는 미국 펜실베니아 중고차 경매장을 사들여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신사업 열정이 돋보인다. 지난달 3일에는 에코프로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전후방 사업 및 제조 물류 자동화 솔루션 사업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국내외 재활용 사업 밸류체인 강화 ▲재활용 사업 운영 체계 최적화 ▲재활용 공정 자동화 구축 등 사업 전반에 협력한다.

앞서 제주도와도 협약을 맺고 제주 지역에서 나오는 사용 후 배터리 물량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올 초에는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이알을 통해 확보한 전처리 역량을 에코프로와 협약으로 검증한단 계획이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수명과 직결되는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의 매출 규모는 오는 2030년 420억달러에서 2040년 2090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규복 대표도 “재활용 사업 운영 체계 최적화와 스마트한 재활용 공정 구축 등을 갖추고 국내외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산업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현대차그룹)

■ 최대주주 정의선 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 초석..2030년까지 9조 투자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그의 ‘믿을맨’ 이규복 대표가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12개 상장 계열사 가운데 정 회장의 지분(20%)이 가장 많은 회사다. 이 대표의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로 회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당장 2분기 실적도 상승곡선이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현대글로비스가 2분기 매출액 7조원, 영업이익 42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7.1%, 2%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수록 40조 매출 달성도 가까워진다. 우선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연간 매출액으로 26~27조원을 제시했다.

나아가 203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률 7%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운반선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고 배터리 재활용 및 스마트 물류 솔루션 등 신사업과 기존 사업에 향후 6년간 9조원 이상을 쏟는단 계획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투자액(4000억원)을 한창 웃도는 규모다.

이 대표는 “기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연평균 1조3000억원가량의 핵심 자산 투자로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략적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 방식의 성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며 “운임 인상에 따른 해운 부문의 매출 증가 및 손익 개선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2% 상향한다”고 평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비용절감 및 용량(Capacity) 확대, 계약 변경에 따른 운임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 신사업부문도 에코프로그룹과의 사업 협력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그간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계속해서 폐배터리 사업과 가스 해상 운송사업 등 지속적인 신사업 투자로 글로벌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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