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안와르의 야심작 ‘샤힌프로젝트’ 순항..30배 뛸 SAF 시장 채비 완료

국내 정유사 최초 SAF 국제인증
SAF 생산 전용 공장 건설 검토
9.3조 샤힌프로젝트, 2026년 완공
ESG 평가 우수..수소·신에너지 속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6.20 10:42 | 최종 수정 2024.06.20 11:08 의견 0
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SAF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자료=에쓰오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안와르 알 히즈아지 대표가 이끄는 에쓰오일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친환경을 주유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SAF(지속가능항공유) 시장에 뛰어들어 탄소중립 선두를 노리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화학사 위상을 다지기 위한 초대형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도 내후년 완공을 앞두고 순항중이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19일 미생물 생산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인 유일바이오텍, 고려대학교와 함께 ‘유글레나 기반 바이오항공유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SAF의 생산과 물성 분석 및 성능 테스트 등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나 생활폐기물 등 바이오 기반 원료로 만든 친환경 연료다.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SAF 시장이 지난 2021년 1조300억원에서 2027년 29조7000억원 규모로 클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까지 항공유의 100%를 SAF로 대체한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EU 27개국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를 진행할 경우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혼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2050년까지 70%로 비율을 점진 확대한다.

에쓰오일은 SAF를 대체 불가능한 탈탄소 수단으로 의식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SAF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ISCC EU와 ISCC PLUS 인증도 동시에 취득했다.

이 인증은 EU의 재생에너지지침에 부합하는 제도로 투명한 심사기준과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친다. 친환경 인증 분야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인증이란 평가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앞으로 생산한 SAF를 해외 항공사에 수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올 1월부턴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처리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AF 생산 전용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제인증 3종 취득으로 국내 바이오연료 산업 활성화 및 순환경제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법규 개정과 판매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투자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시장 발전에 맞춰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석유화학시설(ODC) 전경. (자료=에쓰오일)

■ 9.3조 샤힌프로젝트, 탄소배출 절감·에너지효율 경쟁력 확보

초대형 사업 '샤힌 프로젝트'도 에쓰오일의 친환경 자신감을 끌어올린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사업으로 투자액만 9조2580억원에 달한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오는 2026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경쟁사들의 기존 나프타 크래커 대비 에너지효율과 탄소배출량 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세계 최고수준의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기존 경쟁시설 대비 석유화학제품 생산량당 에너지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톤)과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을 적용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 ▲저장탱크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젝트를 마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두 배 이상 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샤힌 프로젝트 이후 상대적 원가 경쟁력 우위를 토대로 이익 레벨이 상향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압도적인 샤힌 프로젝트의 상대적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 3월 말 기준 부지정지 공사는 75.4% 완료됐고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세스는 22.4%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자료=에쓰오일)

■ ESG 평가 우수..수소·암모니아·리사이클링 등 그린사업 속도

에쓰오일의 친환경 성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ESG기준원은 작년 10월 국내 상장사 791개사를 대상으로 ESG평가를 진행했다. 에쓰오일은 가장 높은 수준인 통합 A+ 등급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시총 200대기업 ESG 평가에서 매우 우수인 A+등급을 따냈다. 분야별로는 각각 환경(88.20점)과 사회(86.30점)에서 A+ 등급을 얻었다. 거버넌스(90.70점)는 가장 높은 S등급이다.

에쓰오일은 계속해서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대비할 방침이다.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미래 사업분야의 기술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1444억원을 들여 TS&D(기술개발) 센터를 완공했다. 샤힌 프로젝트 완공 이후 양산될 올레핀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밖에도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 생산 및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이어간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 달성을 목표로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소 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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