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금융그룹 소속 생명보험사들이 요양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수도권 실버타운 확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사업 확장과 업무 협약도 이어지고 있어 시니어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생보사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요양시설 4곳과 실버타운 2곳을 설립하며 요양사업 강화에 나선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1년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요양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1월에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사업 드라이브를 밟았다.
신한라이프가 처음 선보일 도시형 요양시설은 내년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에 설립될 이 요양원은 65실 규모로 착공될 예정이다. 2026년 설립될 시설을 위한 용지 확보도 진행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요양시설과 실버타운 합친 복합거주시설을 개소할 계획이다.
요양사업 설립에 더불어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졌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1회 이상 직원들을 일본에 파견하며 현지 요양시설을 둘러봤다. 이는 국내보다 요양 사업이 활성화된 일본 견학을 통해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실제 일본의 요양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00원 규모로 한국의 10배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한라이프가 이같이 요양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먼저 진출한 KB라이프생명을 추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KB라이프는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먼저 요양사업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KB라이프는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던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와 서초빌리지에 더해 지난해 종로구 평창동에도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를 개소해 요양사업 선두 입지를 다졌다. 내년에는 강동구와 은평구, 광교 등 3곳에 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한다.
두 생보사가 요양시설 설립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NH농협생명은 일본 디지털요양사 젠코카이 산하에 있는 젠코종합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니어 사업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젠코카이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대표 스마트 요양사로 젠코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일본 정부와 연계해 디지털 요양사업과 요양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2월에 요양사업 TF를 가동하며 진출을 시도한 바 있으나 같은 해 7월 말 활동을 종료했다. 이후 올해 2월부터 새롭게 요양서비스사업 TF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TF는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앞서 성장 동력 확보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농협생명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요양·시니어 사업에 대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으며 향후 자체 헬스케어 플랫폼인 NH헬스케어와의 시너지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는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디지털 요양 서비스 사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업무협약을 계기로 양사가 한일 요양제도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사업에 대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관계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생보사들은 손해보험사가 판매해 온 요양실손보장보험 사업에 대한 판매 허가를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요양실손보장보험은 노인 장기요양 급여와 비급여를 실손 보장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7월 DB손해보험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 받고 최초로 판매하기 시작한 상품이다.
생보사들은 요양실손보험이 제3보험의 영역인 ‘간병’에 해당할 수 있어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담보로 하는 만큼 간병보험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금감원은 요양실손보험에 대한 판매 자제를 요청했으며 현재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와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요양실손보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생보사들의 요양실손 상품 준비는 멈춘 것으로 평가된다”며 “요양사업을 확장하는 행보에 더해 요양실손 판매가 가능해지면 시니어 사업 부문에서 연계한 상품 출시도 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요양시설을 적극 늘리면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시니어사업과 보험사업을 결합해 추가적인 효과를 만드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두 사업의 연계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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