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700 벌어도 ‘나는 하층민이다’.. 경제적 지위 하락에 대한 불만?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5.12 11:34 의견 0
월소득 700만원을 벌어들이는 가구들이 본인들을 심할 경우 하층민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연소득 8400만원, 월로 환산하면 700만원을 벌어들이는 가구들이 본인들을 중산층 내지 하층민으로 인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2일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이창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의 ‘한국의 중산층은 누구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스스로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9%에 불과했다. 통상 상위 20%를 상층으로 분류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치다.

특히 월 소득 700만원이 넘는 고소득 가구 중에서 자신을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1.3%에 그쳤다. 76.4%는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겼고 12.2%는 하층으로 생각했다.

이와 같은 인식 조사는 앞서 기획재정부가 중산층과 상층을 가르는 기준으로 총급여 연 7800만원, 월 환산 650만원을 제시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이와 같은 인식에는 최근 소득여건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체 소득에서 소득 5분위(상위20%)의 점유율은 지난 10년(2011년~2021년) 사이 4.3% 포인트 줄었다. 반면 1~4분위는 모두 점유율이 올랐다. 이를 해석하자면 실제 중산층이 줄었다기 보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고소득층의 경제적 지위 하락에 대한 불만이 투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또 연구진이 사회경제 계층을 상층, 심리적 비상층, 핵심 중산층, 취약 중산층, 하층 5개로 분류한 결과 심리적 비상층의 견해가 중산층의 사회적 요구로 과대 포장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고소득층이면서 스스로 상층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른바 심리적 비상층의 고학력·고소득, 관리직·전문직 비율, 자가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위소득의 75~200%를 중산층의 기준으로 삼는다. 전체 국민을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이 중산층이다. 1인 중위소득은 약 월 222만원으로 167만~445만원을 벌면 중산층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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