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이 고조된 가운데 내달 각사에서 내놓는 새로운 정책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2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다음달 4일 VIP멤버십을 개편한다. 이에 맞서 쿠팡이츠도 같은달 7일부터 스마트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개편된 배민 VIP멤버십의 주요 내용은 ▲고마운분 등급 기준을 월 주문 0~4회에서 0~2회로 단축, 귀한분 등급 5~10회에서 3~10회로 단축 ▲쿠폰 지급 주기와 산정기준 월 1회에서 매주 지급으로 변경, 직전 월 주문 수 기준에서 직전 30일 주문수 기준으로 변경 ▲브랜드 프로모션에 등급 쿠폰으로 추가할인 받을 수 있도록 쿠폰 적용 방식 변경 등이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멤버십 개편 배경에 대해 “더 많은 이용자가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가 도입 예정인 스마트요금제는 이달 초 업주들에게 공지됐다.
공지에 따르면 신규 가입하는 점주는 스마트요금제로 자동 가입되고 기존 점주들 역시 다음달 7일부터 해당 요금제로 자동 전환된다. 다만 기존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전환을 신청해야 한다.
쿠팡이츠서비스의 신규 약관에 따르면 스마트요금제는 주문중개 수수료가 9.8%, 배달비는 2900원이다. 지역별 점주 부담 배달비 할인을 적용할 경우 점주 부담 최소 배달비는 1900원이다. 스마트요금제는 점주 배달비를 플랫폼에서 정한다는 점에서 ‘배민1플러스’ 요금제와 유사하다. 배민1플러스는 지난달 17일부터 시행 중이다.
기존 요금제는 ▲수수료 일반형(주문중개 수수료 9.8%/ 배달비 1764~5400원) ▲수수료 절약형 (주문중개 수수료 7.5%/ 배달비 2364~6000원) ▲배달비 절약형 (주문중개 수수료 15%/ 900원 혹은 2900원) ▲배달비 포함형 (주문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 27%) 등이다.
■ 배달음식 시장 수요↓..배민-쿠팡 배달팁 신경전 격화
배달 앱들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된 데는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매장영업 정상화와 물가·배달비 상승 등 영향으로 배달음식 수요가 줄면서다.
실제 지난해 배달음식 시장은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5000억원) 대비 줄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위축됐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 지난해 11월 MAU는 2928만66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업계는 배달음식 시장에서 배민이 65%, 쿠팡이츠가 1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배민과 쿠팡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0일 배민외식업광장 웹사이트에 “배민1플러스를 이용함으로써 쿠팡이츠로부터 배달팁 동일 또는 인하 조건을 요구받은 뒤 이를 거부할 경우 쿠팡이츠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된 요식업 사업주를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지원 내용으로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게 첫 주문 15% 바로사용쿠폰 3개월간 무제한 지원 ▲배민 앱 대상 가게 방문 고객이 다운로드해 사용 가능한 10% 더하기 쿠폰 제공(8주간 매주 금요일, 고객 다운로드 기준 200장 지급) ▲가게 노출 강화를 위한 우리가게클릭 광고비 3개월간 지원(월 최대 20만원) 등이다.
이는 앞서 쿠팡이츠가 배민보다 비싸게 배달비를 받는 업주들에게 와우(배달비)할인 혜택을 제외하겠다고 공지한 데 따른 조치다.
양사 신경전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경쟁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이츠가 외식업주 차원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일부 점주가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인 프로그램 적용 대상을 선별할 수 밖에 없다는 업계 시각도 있다.
쿠팡이츠는 와우할인 적용 식당의 경우 음식값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와우할인 등록 조건으로 업주는 다른 배달 앱보다 고객 부담 배달비를 높게 받지 않아야 한다. 와우할인 비용은 업주가 아닌 쿠팡이츠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 와우할인 도입 이후 타사와 다른 메뉴 가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이 와우할인 적용 이후 배달팁이나 메뉴 가격을 올려 기존보다 가격이 싼 것처럼 보이게 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어서다. 와우할인 마케팅비용은 전부 쿠팡이 부담하는데 점주들이 음식값을 다른 앱보다 더 올려 받을 경우 고객은 결국 음식값 할인을 못받는 꼴이 되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예전 배민과 요기요로 양분된 배달음식 시장에 쿠팡까지 가세하면서 삼파전 구도가 형성된 만큼 선두 자리를 놓고 양사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정률제 등으로 플랫폼 손실을 줄이고 각종 이벤트와 멤버십 등 마케팅으로 가입자 확보와 물량 확대로 배달음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사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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