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어 BGF도 부산 물류센터 거점화..SSG닷컴·쿠팡은 속도조절

유통계 부산에 새 물류기지 마련..롯데쇼핑·BGF·다이소
BGF리테일 1895억원 들여 부산 물류센터 건립 예정 공시
SSG닷컴 투자 재검토 이마트 물류 활용..쿠팡 세부사항 수정 예상

최정화 기자 승인 2023.12.11 14:37 의견 0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조감도 (자료=부산항만공사)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롯데쇼핑에 이어 BGF리테일도 부산에 물류센터를 짓는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부산 지역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체 배송 경쟁력 강화해 물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점차 늘어나는 물량 확대에 선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반면 과거 부산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던 SSG닷컴과 쿠팡은 투자를 재검토하며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1895억원을 투자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 스마트 공동물류센터에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한다. 편의점 CU의 효율적인 물류 운용을 위해서다.

BGF리테일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지속성장을 위한 물류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고 통합화·대형화·자동화 등 물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시된 총투자 금액은 1895억원으로 지난 2021년 발표된 1782억원에서 113억원이 추가됐다.

특히 이번 물류센터 투자는 민승배 신임 대표이사 취임 후 첫 경영 행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민 대표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5일 롯데쇼핑 부산 CFC 기공식에 참석한 (왼쪽부터)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 오카도그룹 CEO,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자료=롯데쇼핑)

롯데쇼핑도 부산을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이 적용된 첫 번째 자동화물류센터(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건립지역으로 선정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센터에 위치한 자동화물류센터(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부지 마련 및 시설 설계 등 준비 기간을 거친 후 1년 만에 공사에 착수한 것이다. 투자금액으론 2000억여원이 투입됐으며,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완공은 2025년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측은 “부산 CFC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부산과 창원, 김해 등 약 230만 세대 고객에게 신선식품 등을 원하는 시간에 배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부산 CFC가 롯데의 새로운 온라인 식료품 사업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성다이소는 이미 2019년 7월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연면적 14만2149㎡(약 4만3000평) 규모 최첨단 물류센터(부산허브센터)를 설치하고 운영 중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부산허브센터는 중부권 이남 지역 다이소 매장의 상품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그룹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도 부산에 물류센터를 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운물류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부산과 인천 등 항만 도시에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게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부산 CFC 착공에 이어 BGF리테일도 부산 물류센터 투자를 공시하며 부산 지역 물류 센터 조성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과거 부산 물류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SSG닷컴과 쿠팡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은 지난해 2025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에 2200억원 자금을 투입해 3만㎡ 규모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 SSG닷컴은 부산 물류센터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이커머스 판매율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자 SSG닷컴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이번에 롯데쇼핑이 짓기로 한 오카도와 같은 자동화물류센터는 이미 김포 2곳, 용인 1곳에 지어진 상태”라며 “동시에 전국 150여개 이마트 점포 안에 있는 물류시설 중 100여개 정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부산 지역에 추가 물류센터를 지을 수 밖에 없겠지만 현재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서 속도 조절을 하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2~3년 전만 해도 쿠팡을 비롯해 SSG닷컴, 컬리 등 유통업체들이 대형 물류센터 전국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지금은 이커머스 급성장이 잠시 주춤한 상태라 그런 투자가 오히려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쿠팡이 지난 2021년 4월 6일 뉴스룸에 게재한 자료에 따르면 경상남도, 창원시, 김해시, 부산진해자유경제구역과 체결한 MOU(업무협약)를 통해 쿠팡은 창원 물류센터 2곳 및 김해 물류센터 1곳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총면적 18만㎡ 이상 경상남도 내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다만 쿠팡 측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이 지난해 2월 발표한 쿠팡의 입주 계획과 투자금액, 준공예정일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자청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내용에서 규모나 일정 등에서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자청에 지난해 2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부산시, 경자청과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제산업물류지구 제9공구 내 스마트물류센터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물류센터 건립에는 22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5만7051.8㎡ 부지에 지상 6층 건물을 내년 8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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