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가상인간 전면에..올드한 이미지 벗고 MZ 취저

가상인간 시장 2032년 745조원..연평균 34.2%↑
유통업계 가상인간 사용 범위 확대..MZ세대 유입
롯데홈쇼핑 '루시'·신세계 '와이티'·현대백화점 '루이스' 활용 확대

최정화 기자 승인 2023.11.28 12:09 | 최종 수정 2023.11.28 12:1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전통 유통업체들이 MZ세대 공략을 위해 가상인간(버추얼휴먼) 활용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28일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가상인간 시장은 지난해 295억1000만달러(약 39조원) 규모에서 2032년 5611억600만달러(약 745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3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아이돌, 영화·드라마, 음식 등 K-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를 이끌 콘텐츠로 버추얼 아이돌과 버튜버(버추얼 유투버)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상인간 열풍에 편승해 유통계도 발빠르게 가상인간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가상인간 제작 기술은 점차 고도화돼 실제 인간 같은 형태를 거의 구현해 가고 있는 데다 제작 비용과 시간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 유통업계 가상인간 사용 범위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 (자료=롯데홈쇼핑)

■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쇼호스트로 맹활약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는 올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라이브커머스 진행자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 모바일 생방송 등 멀티채널에서 히트상품을 선보이며 패션 전문 쇼호스트로 활약 중이다.

예술작품 큐레이터, IT기기 리뷰어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에 VIP로 초청받아 참석했고, LG유플러스 라이브커머스 채널에 출연해 갤럭시Z 폴드5와 Z플립5 등을 판매하기도 했다.

또 올해 F/W시즌 패션시장을 겨냥해 롯데홈쇼핑에서 단독 론칭한 디자이너 브랜드 뎁 플러스(DEBB+)의 공식모델로 발탁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유튜브 등 SNS 채널에서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주제에 루시의 일상을 접목하는 이색 콘텐츠도 공개하고 있다.

가상인간 루시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내년 초 루시 자체 목소리를 개발해 도입하고 신규 콘셉트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A.I 기술을 통해 통해 대역 모델 없이 완전한 가상인간 활동을 목표로 내년 초 생방송에 도입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루시 2.0’도 공개한다. 신규 콘셉트를 통해 가상의 디지털 세상에서 현실로 넘어온 루시의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캐릭터성과 독자적인 세계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용산점 원더플체험존에 참여한 신세계그룹 가상인간 YT (자료=신세계그룹)


■ 신세계 Z세대 가상인간 ‘와이티’..세상에 없던 신세계 등장

신세계는 지난 8월 인천 랜더스 필드에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와이티(YT, Young Twenty)를 시구자로 내세웠다. 야구 경기 시구에 가상인간이 직접 등장한 것은 세계 최초라 당시 큰 관심을 모았다.

와이티는 신세계그룹과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의 협업으로 지난 3월 Z세대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가상인간이다.

통통 튀는 캐릭터와 라이프스타일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하면서 4개월 만에 1만9000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와이티는 신세계그룹 내에서는 하반기 W컨셉 프로젝트 모델로 활동한다. 지역별 핫플레이스와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VR & AR 컨텐츠에 등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타 브랜드와의 협업 및 광고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매일유업, 파리바게뜨, 삼성전자, 티빙, 뉴트리원 등 제품 광고 활동에 참여했고 지난 7월에는 가상 인간 최초로 서울시를 대표하는 청년 홍보 대사로 위촉됐다. 올 8월엔 재개장한 광화문 광장 ‘실감체험존’에 등장하기도 했다.

와이티는 향후 라이브 방송 쇼호스트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신세계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AI카피라이터 루이스 시연 모습 (자료=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 AI 카피라이터 ‘루이스’..고품격 광고 카피 제작

현대백화점도 지난 3월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도입했다.

루이스는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을 콘셉트로 개발됐다.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마케팅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루이스를 직접 개발했으며,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루이스는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을 평균 3~4시간 내로 단축시켰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e커머스 버전을 추가 개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가상인간을 전면에 내세워 이커머스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할 것”이라며 “가상 인플루언서가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롭게 활용되면서 인쇄광고나 옥외광고 등에서 활동하던 실제 모델들은 가상인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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