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선 복귀하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행권 목소리 대변 ‘기대감’

은행연합회 회추위서 만장일치 단독 후보 추천
5번째 민간 회장이자 첫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
세대교체로 일선 물러났지만 은행권 위기에 컴백
“금융업 이해·통찰력 갖춰..은행권 대변할 적임자”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1.17 07: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오른다.

상생금융을 요구하는 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업권의 목소리를 더 강력하게 내겠다는 은행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내정자 (자료=신한금융그룹)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전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및 이사회를 열고 5명의 회장 후보군 가운데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을 제15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조 후보자는 오는 27일 열리는 사원총회에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임기는 내달 1일부터 3년간이다.

은행연합회 회추위는 “조용병 후보자는 금융산업에 대하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조 내정자는 역대 다섯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며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으로 관료 출신 인물을 선호해 왔다. 은행업권과 금융당국의 소통을 담당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관료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대 하영구, 13대 김태영 등 민간 출신 회장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이런 경향은 옅어졌다. 관료 출신인 김광수 현 회장 체제에서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고 사회환원을 요구하는 당국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점도 관료 출신 회장에 대한 회의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장사, 돈잔치 비판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대관 능력도 중요하지만 은행권 목소리를 직접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며 “조용병 내정자가 오랫동안 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맡으면서 당국과의 소통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조 내정자는 뉴욕지점장과 리테일부문장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우용 사장, 신한은행을 거쳐 2017년 3월 신한금융 회장직에 올랐다.

조 내정자는 신한금융 수장으로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 완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신한AI·신한라이프·신한자산운용·신한EZ손해보험 출범이 조 회장의 손을 거쳤고 2018년 생명보험업계 5위였던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지난해 리딩금융 탈환의 기반을 마련했다.

회장직 3연임도 유력했지만 조 내정자는 ‘사모펀드 사태 책임’과 ‘세대교체’를 이유로 들며 용퇴했다. 당시 조 내정자는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에 훌륭한 후배들이 올라왔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회장에서 물러난 뒤 신한금융으로 고문으로 활동을 이어온 조 내정자는 은행업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책을 맡으며 다시 최일선에 복귀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차기 회장에 내정된 조 내정자에게 “소비자 보호, 상생 문제도 많이 신경 썼지만 사회적으로 잘 평가받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큰 짐을 후임자에게 남겨 죄송하고 경력도 많고 리더십도 있어 이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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