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아닌 자본력이 관건”..중소형 증권사, ‘자기자본’ 확충 총력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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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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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사업 경쟁력 제고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 본사 (자료=각사)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교보증권은 25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기자본을 2조원에 가깝게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끝나면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합금융투자사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해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인 토큰증권,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 영업 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투사 진입 요건인 자기자본 별도 기준 3조원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생명의 지원 속에 종투사 진출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3조원 미만의 또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신증권도 내년 종투사 진출을 목표로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대신343’은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로 예상 매각 금액이 6500억~7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6월 말 별도 기준 약 2조17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확충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종투사로 인가 받으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최근 외화 일반환전 업무도 종투사에만 허용됐다.
현재 국내 61개 증권사 중 종투사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대형사 중에서도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사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어음도 발행할 수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증권업의 기본은 중개 비즈니스여서 자기자본과 상관없이 영업력 하나로도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기자본으로 직접 투자를 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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