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주가 폭락 사태’ 손실 떠안나..CFD 미수채권만 수천억원대 추정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16 15:12 의견 0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CFD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 13곳의 거래 잔액은 2조7698억원에 달했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가 무더기 폭락 사태로 관련 증권사들이 떠안은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종목의 주가 하락에 의한 간접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CFD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 13곳의 거래 잔액은 2조7698억원에 달했다. 상위 5개사별 거래 잔액은 교보증권 6180억원, 키움증권 5576억원, 삼성증권 3503억원, 메리츠증권 3446억원, 하나증권 3400억원 규모다.

증권사 대다수는 미수채권 발생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회사별로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CFD 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교보증권 관계자는 “거래 잔액은 많지만 내부 리스크 관리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의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는 약 5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이번 작전세력의 표적이 된 종목들의 주가 폭락과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액은 외국계 증권사가 우선 충당하게 된다. 이후 국내 증권사가 이를 갚아주고 나중에 개인투자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는 개인 고객들에게 일시 상환이 어려울 경우 미수금을 분할 납부하도록 하고 있지만 손실액의 상당 부분을 증권사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CFD 미수채권은 담보가 없어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인식되는데 대손충당금은 영업비용에 속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증권사의 영업이익을 감소시킨다.

CFD 거래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라도 이번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에 대해 신용융자를 제공했다면 담보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사태 발생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관련 종목 8개(삼천리, 세방,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터,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의 시가총액 합산은 12조원이었다. 종목별 신용잔고율이 10%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2000억원 이상의 주식이 증권사 차입을 활용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금번 사태로 인한 손실을 국내 증권사의 전반적인 자본완충력을 감안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관련 종목에 대한 CFD와 신용융자 취급이 많은 증권사는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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