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리딩뱅크 탈환한 진옥동 신한은행장, 혁신경영능력 입증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2.02 12:05 | 최종 수정 2022.12.02 13:21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자료=신한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은행권에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신한은행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룹간 경쟁에서도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을 제치고 3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던 것도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21% 급증한 순익을 올린 영향이 컸다.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리딩뱅크의 위엄을 달성한 진 행장은 3연임 달성 가능성이 높다.

■ 4년만에 리딩뱅크 탈환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2조59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달렸다. 2위인 KB국민은행과는 419억원 차이다. 만약 4분기에도 지금의 격차를 유지한다면 신한은행이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특히 올해 국내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신한은행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성과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2019년 2조3292억원(전년 대비 2.2% 상승), 2020년 2조778억원(전년 대비 10.8% 감소), 지난해 2조4944억원(전년 대비 20% 상승), 올해 3분기까지 2조5925억원(전년 대비 21.7% 상승)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마찬가지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국민·우리·하나은행도 각각 전년 대비 15.9%, 19.5%, 15.2%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20%대 성장률을 기록한 신한은행에는 못 미쳤다.

신한은행이 올해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이자이익 중심의 자산 성장과 함께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 신한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6조29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4.6%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61%로 1년 전보다 0.21%포인트 오르면서 국민은행(3bp), 하나은행(3bp), 우리은행(4bp)와 비교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은행의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충당금적립전이익에서도 전년 대비 28.9% 확대된 3조9069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신한은행의 성장의 중심에는 2019년 취임한 진 행장의 경영능력이 있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 등으로 조직이 어지러운 상황에 수장에 오른 진 행장은 비용 효율성과 체계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정교한 운영을 추진했다. 이는 은행의 경영 효율성을 의미하는 영업이익경비율(CIR) 개선으로 이어졌다.

신한은행의 CIR은 2019년 말 46.1%에서 올 3분기 38.8%로 크게 개선됐는데 이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총영업이익에선 신한은행이 6조3835억원으로 국민은행에 소폭 뒤쳐졌지만 최종 순이익에서 앞설 수 있었던 이유다.

■ 디지털 전환, 조직 명운 걸다

진옥동 행장이 임기 동안 경영효율성 강화와 함께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디지털 전환 추진이다. 다변화되고 있는 금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디지털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진 행장의 오랜 생각이었다.

지난 7월 15일 인천 송도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2022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옥동 은행장이 발표하고 있다. [자료=신한은행]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진 행장의 의지는 올해 전면 개편이 추진된 모바일뱅킹앱 ‘뉴 쏠(New SOL)’에 담겼다. 뉴 쏠은 ▲기존 쏠 대비 최대 4배 빠른 속도 ▲원하는 메뉴로 홈 화면을 구성하는 ‘나만의 홈 화면’ ▲수취인을 계좌번호가 아닌 친구·그룹으로 등록해 바로 이체할 수 있는 ‘뉴 이체’ ▲거래 내역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 뱅크’ 등 소셜 기능 강화와 맞춤형 플랫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기반으로 뉴 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편 이전인 지난 9월말 기준 쏠의 MAU는 847만명으로 이미 전년 대비 12.3%가 늘었다. 개편 한 달 만에 쏠의 이용 고객 수의 88%인 700만명이 뉴 쏠로 이동했고 신규 고객 수도 20만명 이상 늘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10월 기준 뉴 쏠의 MAU는 980만명을 돌파하며 연내 10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뒀다.

진 행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음식 중개 배달앱 ‘땡겨요’의 출시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올해 1월 공식 출시한 땡겨요는 출시 8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배달앱을 추구하면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진 행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출시를 앞둔 개인뱅킹 뉴 앱과 종합 기업금융 플랫폼 개발에 신한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모으고 있다”며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독보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찌감치 디지털 전환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진 행장은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 신한은행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의 성과를 내보였다.

■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자료=각사]

진 행장은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3연임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지만 영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 행장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올랐다. 2019년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 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이후 두 번째 경쟁이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부 및 외부 인사를 포함한 폭넓은 후보군에 대한 심층 심의를 거쳐 압축 후보군으로 선정했다”며 “각 후보의 성과, 역량 및 자격요건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평판조회 결과 리뷰, 개인별 면접 절차 등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지만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그룹 내 높아진 입지를 방증한다. 진 행장이 비록 이번 회장 도전에는 실패하더라도 신설이 검토 중인 지주 부회장 자리로 옮겨 차차기 회장 승계 구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 경력 및 약력

1980년 기업은행 입행

1986년 신한은행 입행

1997~2002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근무

2002~2008년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 자금부 팀장

2008~2011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2011~2014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2014~2016년 SBJ은행 부사장

2016~2017년 SBJ은행 법인장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

2017~2018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18년 12월~현재 신한은행장

■ 경영비전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

■ 한줄 어록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

-2021년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이 신한은행의 최우선 과제임을 선언하며.

“은행 중심으로 외부를 바라보는 인사이드-아웃 씽킹이 아닌, 은행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우리 내부를 바라보는 아웃사이드-인 씽킹을 해야 한다.”

-2022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과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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