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사장, 바깥일·집안일 종횡무진..그룹 후계자 '힘 싣기' 속도

직원소통 활발.."꿈 이루도록 지원할 것" 격려
CES·가스텍 등 해외 무대 활보..미래사업 주도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 역할..사실상 차기 총수"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16 10:52 의견 0
지난 1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서울 강남구 아비커스 본사에서 아비커스 임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아비커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오너3세'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국내외를 종횡무진 활약하며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를 찾아 간담회에 참석한 뒤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가졌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알려진 만큼 이러한 행보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는 평이다.

정 사장은 그날도 "말이 아닌 행동의 중요성을 믿는다"면서 "아비커스는 그 노력과 핵심 성과를 통해 잠재력을 입증했고 아비커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밖에도 정 사장은 해외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그룹의 유력한 차기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올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는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으로 참석한 공식 국제행사다.

정 사장은 행사에서 경영 청사진과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자율주행 선박과 로봇, 해양수소 밸류체인 등 신사업을 강화해 세계 1위 쉽 빌더에서 퓨처 빌더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스에너지 산업전시회 '가스텍 2022'에 참가해 미래 친환경기술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행사 기간 동안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운반선 ▲LNG-수소 혼소 엔진 ▲디지털트윈(HiDTS) ▲자율운항솔루션(HiNAS 2.0) 등 총 10건의 기술인증 획득과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고 정 사장이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박람회에 참가해 유럽 지역 고객들과 잇달아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세일즈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그룹의 미래 핵심축인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 공 들이고 있다. 올 연말 예정된 GRC 입주는 정 사장이 그룹 내 입지를 넓히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GRC는 그룹의 기술력을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그룹의 제품 개발 관련 기초연구를 포함해 미래 신사업을 창출하는 신기술 확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공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런 까닭에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가 계속해서 미래 사업 기틀을 탄탄히 구축하고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 사장의 다양한 미래 구상이 언제쯤 빛을 보게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지난달 정기 인사를 통해 김동관 후계 체제를 확고히 한 만큼 현대중공업그룹도 정기선 사장 체제로 후계구도를 확정하는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