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20% 적자가구 비중 ‘역대 최소’..코로나 손실보전금 지급 영향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8.21 10:09 의견 0
21일 통계청의 ‘2022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5분위 적자 가구 비중은 작년 동기 10.5%보다 4.4%포인트 낮아진 6.1%였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올해 2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적자 가구 비중이 역대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도 적자 가구 비중이 줄었으나 절반 이상이 적자 살림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의 ‘2022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5분위 적자 가구 비중은 작년 동기 10.5%보다 4.4%포인트 낮아진 6.1%였다.

이는 통계를 1인 가구를 포함해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낮다.

적자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값)보다 소비지출이 더 큰 가구를 말한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1.7% 증가했다. 근로소득(-4.7%), 재산소득(-52.0%)이 줄었으나 사업소득(40.5%)이 늘었다. 특히 이전소득(108.4%), 그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공적이전소득이 165.4% 급증했다. 이는 2분기 지급된 손실보전금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600만~1000만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했다. 이에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면서 이들이 5분위에 대거 편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5분위에서 근로자 외 가구(무직·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3.9%로 작년 동기보다 9.2%포인트 늘었다.

5분위의 소비지출은 1.0% 감소했다. 주거·수도·광열(-18.9%), 가정용품·가사서비스(-24.4%) 등의 지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재택근무 등에 따른 인테리어와 가구 구매, 집 수선 등으로 지출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도 적자 가구 비중이 53.7%로 작년 동기 55.3%보다 1.6%포인트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이 47.3% 껑충 뛰면서 적자 살림이 일부 개선됐다.

다만 작년 2분기에 이어 적자 가구 비중이 여전히 절반이 넘는다. 전체 가구에서 적자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8%이다.

1분위의 경우 소득이 늘어도 필수 품목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아 적자 해소가 어렵다.

지난 2분기 소득 5분위별로 처분가능소득 대비 필수 생계비(식료품·비주류음료, 주거·수도·광열, 교통, 식사비)의 비중을 보면 1분위가 75.9%로 5분위(25.9%) 등 다른 분위보다 비중이 컸다.

전체 적자 가구 비중은 작년 동기(24.4%)보다 1.6%포인트 낮아진 22.8%로 지난 1분기에 이어 개선됐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지급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하반기 고용 증가세 둔화가 예상돼 적자 가구 비중의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기저효과, 금리 인상, 코로나19 확산세, 가계·기업 심리의 위축 등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점점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에 가계 지출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소득·분배 여건이 지속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물가 안정을 통해 저소득층 가구의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사회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