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파티? 잔칫상은 텅"..대우조선해양 '비상경영' 선포했지만 '파업은 어찌할꼬'

59억3000만달러 수주 랠리..목표액 66.6% 달성
러시아발 리스크·원자잿값 부담·인력난 '삼중고'
파업 장기화까지.."공권력 투입시 총파업" 경고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7.07 12:01 의견 0
지난 6일 대우조선해양은 최고경영자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 및 재도약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사진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 [자료=대우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상반기 유례없는 '수주 파티'를 벌이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에 따른 계약 취소와 치솟는 자잿값에 더해 '파업 장기화'가 발목을 잡으면서다. 박두선 사장의 회심찬 결정이 앞으로 펼쳐질 실적 가시밭길을 꽃길로 바꿔낼 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일 최고경영자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 및 재도약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담화문에서 "최근 수주 회복으로 오랫동안 짓눌려왔던 생산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경영정상화의 희망을 품었지만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런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며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이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현 위기를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의 언급 대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성과는 그야말로 빛났다. 최근까지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액이 59억3000만달러로 목표액 89억달러의 66.6%를 기록했다.

다만 역대급 수주 잔치 속에서도 표정은 좀처럼 밝지 못하다. 당초 시장에서도 대우조선을 포함한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침체 등 여파로 내년 1분기까지도 수익성 악화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특히 러시아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피해가 현실화 하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에 이어 지난달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건조 대금을 기한 내 받지 못해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0월 9일 체결해 오는 2023년 7월까지 인도하기로 한 계약이다. 계약 당시 3척, 1조137억원 규모였지만 2척이 취소되면서 계약 규모도 337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원자잿값 상승과 인력난도 크나큰 암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선반용 후판값이 오르면서 고심은 날로 깊어진다.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후판값이 인상되면 선박 제조비용도 같이 늘어난다. 대규모 수주에 걸맞은 현장 인력 부족도 고민거리다.

이런 상황에 노사 관계의 안정화까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하청지회는 ▲임금 인상 30% ▲단체교섭 인정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한 달이 넘도록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하청지회 소속 조합원 7명은 지난 달 22일부터 거제 옥포조선소 1독을 점거해 농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도 끊겼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해당 공정이 난항을 겪은 여파로 후속 공정을 진행하지 못해 수천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하청지회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최근 하청지회 파업을 와해할 목적의 공권력 투입 시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남지부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지회 투쟁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니다"며 "모든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는 일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 있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청지회에 대해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금속노조와 시민사회노동의 분노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을 넘어 용산 대통령실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사의 대치로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 모양새다. 하청노사가 지난 5일까지 하청노사가 여러 차례 만나 대화를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당장 2분기에도 암울한 성적표가 예고돼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이 연결기준 37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박두선 사장의 선포로 대우조선해양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만큼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노조와 얽힌 갈등의 실타래 역시 빠르게 풀어낼 지는 업계의 꾸준한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파업과 관련해) 사측이 직접 노조와 대화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떄문에 협력사 대표들과 꾸준히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파업 관련 손해가 어느 시점에 반영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추정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