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석박사까지 기른다"..조선·해운업계 '인재 모시기' 사활 거는 이유는

'수주 행진' 인력 확대 채용·전문인재 키우기 박차
대우조선해양 "8년 만 100명 넘는 대규모 채용"
HMM, 글로벌 인재 육성 속도 '유수 대학과 MOU'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21 11:14 의견 0
조선·해운업계가 '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불황을 딛고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해운업계가 '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입을 확대 채용하는 데다 대학교와 인연을 맺고 석·박사 전문 인재을 양성하는 등 떡잎부터 전문가까지 영입하는 데 한창이다. 올 들어 수주 일감이 파격적으로 늘고 업황 호조를 누리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을 모색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설계·생산관리·조달 등 사무기술직 전 분야에 걸쳐 신입과 경력직을 포함해 190여명 가량의 대규모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대규모 채용은 불황기였던 지난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평균 채용 인원이 두자릿 수였던데 비하면 올 들어 채용 규모가 약 3~4배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앞으로 호황에 대비해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한국조선해양의 그룹사인 현대중공업그룹도 조선해양·건설기계·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400명 규모의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연초에 선발한 수시 채용 인원 400명 가량을 더하면 올해에만 800여명을 충원한 셈이다.

글로벌 조선업황 개선으로 수주물량이 늘고 친환경·스마트 선박 분야의 연구개발 인력 충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채용 규모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문가 양성에도 힘 쓰고 있다. 최근 서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 기반의 미래 핵심인재 육성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 대학원에 석·박사 융합과정인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도 개설했다.

이처럼 조선업계는 대규모 수주 행진에 걸맞은 채용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이다. 업황 호조세로 높아진 기업 가치와 쏟아지는 일감을 든든히 받쳐줄 인재의 필요성을 느끼는 모양새다.

실제로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선가 상승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로 나란히 수주 목표치의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 조선 빅3의 수주량은 올 들어 현재까지 연간 목표치의 절반 이상(60.7%)를 달성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이들이 수주한 선박의 건조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올 하반기가 되면 약 95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조선업계의 이 같은 채용 확대 흐름이 일손 부족을 덜어줄 열쇠로 작용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래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건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최근 글로벌 해양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한국해양대와 손을 잡았다. 목포해양대와도 업무협약을 맺는 등 올 들어 전문인력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무직 또는 영업·전략 전문 인재를 채용하는 흐름이 세고 현장직의 경우 경쟁력 있는 노련한 인력이 필수적인데 앞서 자리를 떠난 기술자들의 복귀가 수월하지 않아 틈틈히 수시 모집하는 추세"라면서 "수주 일감이 늘면서 조선업계가 현장직을 포함해 전문 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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