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대표주’ 카카오뱅크, 플랫폼 저력 입증할까..1분기 성적표 3일 열린다

3일 오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시장 전망치 당기순익 742억원..전년비 58%↑
여신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챌린저뱅크 면모
성장성 입증할 플랫폼 비즈니스 전망 엇갈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5.03 08:12 | 최종 수정 2022.05.03 15:34 의견 1
지난 2월 15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카카오뱅크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해 상장 전후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증권가에서는 공통적으로 카카오뱅크가 1분기에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기업가치를 증명할 플랫폼 부문의 실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이날 오전 10시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인 지난 2019년 흑자전환한 뒤 호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에는 204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출범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 달성을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분기 7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12% 증가한 규모다.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이유 중 하나로 대출의 가파른 성장세가 꼽힌다. 지난해 꽉 막혔던 가계대출 규제에 조금씩 숨통이 트인 데다가 지난해 2월 새로 출시한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이 고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어서다.

출시 한 달여 만인 올해 3월 말 카카오뱅크 주담대의 누적 약정금액은 11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의 완전 비대면·모바일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경우 3월 말 공급액이 13조원을 넘어섰고 대출 잔액도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낮은 대출 금리와 신청 편의성 때문에 MZ세대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은행권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 10건 중 6~7건이 카카오뱅크에서 실행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전월세 대출의 경우 비대면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함에 따라 실제 전월세 대출을 필요로 하는 20~40대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며 “출범 당시 낮은 신용대출 금리 제시에 이어 최근에는 전세대출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며 대출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자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비즈니스 실적 부진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에 대출 공급을 늘리며 ‘챌린저뱅크’로서의 면모가 강조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차순위로 밀려난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전체 영업수익에서 플랫폼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10%가 채 안된다. 그나마 전년대비 플랫폼 수익이 87% 늘었지만 여신 성장에 따른 이자수익의 증가 속도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수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8.1%, 2분기 8.8%, 3분기 10.5%, 4분기 7.6%로 10% 아래에서 횡보했다.

한때 금융대장주였던 카카오뱅크가 미래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데에는 증권가의 이견이 없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타 은행과 비교되는 카카오뱅크의 특징은 높은 성장성과 플랫폼 강점에 있으므로 이는 주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며 “증권 거래 및 리테일 대상인 연계대출의 시장 성장성은 직전 2년 대비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므로 카카오 플랫폼의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있어서 최대 관건 중 하나는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표면적인 이익 증가보다는 일련의 환경 변화 속에서 B2C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포지셔닝 강화가 될 것”이라며 “은행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에 기초한 이익 성장을 넘어 가계대출 확대 과정에서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의 확대는 물론 플랫폼의 금융 서비스 기능 확대를 통한 고객들의 트래픽 확대 및 교차 판매 매출 증대 그리고 마이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한 주거래 금융 앱으로의 진화 등이 전제돼야 현재의 기업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으로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은경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계좌 개설, 해외송금,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수수료 규제, 금융 서비스를 공공재로 간주하는 국내 소비자 인식 등을 감안하면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은행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회사로 전환 후 비은행 강화 전략을 펼쳣으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자본력의 한계는 물론 동일 기업 집단 내 카카오페이의 존재로 신규 사업 진출에도 제약이 뒤따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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