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HTSA, LG엔솔 전기차 배터리 조사..차량 13만 8324대 대상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4.06 09:54 | 최종 수정 2022.04.06 15:56 의견 0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공장 전경 [자료=LG에너지솔루션]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공급 차질이 발생한데다 원재료 가격까지 폭등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다시 한 번 악재가 터져나왔다. 미국의 자동차 안전 규제 당국이 5일(현지시간) 전기차 화재 위험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한 전기차 배터리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전기차 배터리 조사는 상장과 더불어 승승장구하던 LG에너지솔루션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시 고점 가격보다 주가가 30%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 게다가 원재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가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13만8324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5개 자동차 회사가 2020년부터 LG 배터리 결함 등에 따른 화재 위험을 사유로 연쇄 차량 리콜을 한 데 이은 것이다.

NHTSA는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이 회사의 배터리 장비를 구매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도 연락을 취해 안전 리콜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HTSA는 자동차 결함이 발견될 경우 제조업체에 리콜을 명령할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 리콜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NHTSA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0년 2월 LG배터리 셀 내부 결함으로 화재 위험이 크다며 2019년형 '스마트 포투' 전기차를 리콜했다.

현대차도 8개월 뒤 비슷한 사유로 2019년형과 2020년형 코나 전기차 회수 조치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배터리 전기 단락 현상에 따른 화재 위험으로 코나와 아오이닉 전기차를 대상으로 2차 리콜을 시행했다.

GM은 2020년 11월 LG 배터리 제조 결함을 이유로 쉐보레 볼트 전기차 14만대를 리콜했다.

GM은 이 리콜 사태와 관련해 작년 10월 LG로부터 리콜 비용을 배상받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LG는 리콜 분담금이 1조4000억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또 스탤란티스는 지난 2월 수십 건의 차량 화재 신고를 접수하고 LG배터리가 장착된 2017∼2018년형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미니밴을 회수했고, 폭스바겐은 지난달 2021년형 ID.4 전기차를 리콜했다.

NHTSA는 지난 2월 스텔란티스가 12건의 차량 화재 보고서에 LG 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하이브리드 배터리 팩이 관련돼 있다고 판단한 후 1만6741대의 2017~2018년 생산 퍼시피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를 리콜했다고 밝혔다.

NHTSA는 또 3월 16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2021년형 ID.4 차량 351대에 대해 납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전압 배터리 내부에 잠재적으로 신로할 수 없는 연결부가 포함될 수 있다는 이유로 리콜한 부분도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발 리콜 후속 조사 발표가 나오자 LG에너지솔루션은 서둘러 입장문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NHTSA의 이번 조사는 자동차 업체가 리콜을 실시할 경우 후속 조치로 해당 부품업체에 대해 다른 자동차 업체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품이 공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반적인 절차"라며 "GM 볼트, 현대차 코나/아이오닉 등 기존 주요 리콜에 대해서는 NHTSA의 공식 절차가 이미 완료됐고, 차량 고객사와 합의도 마무리된 사안으로 추가적 이슈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이번 후속 조사에 대해 성실하게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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