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31일 장문의 글을 통해 부친의 공과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노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추모의 글’을 통해 “이제 아버지를 보내드린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명암과 함께 살아오신 인생, 굴곡 많은 인생을 마감하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 변호사는 “군인, 정치인, 대통령을 거쳐 일반시민으로 돌아오자마자 무거운 사법의 심판으로 영어의 몸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 후 큰 병을 얻어 긴 시간 병석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냈고 결국 영광과 상처가 뒤섞인 파란 많은 생을 마감했다. 그 또한 본인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셨다”고 적었다.

동시에 “아버지는 절제와 중용이 몸에 밴 분이다. 넘치는 적이 없으셨다. 그렇게 욕심이 없으셨던 분이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큰 고통이었다”며 “숱한 일을 겪으셨지만 항상 책임은 당신의 몫이었다. 결코 남을 탓하지 않았다. ‘고얀놈’이 제가 평생 들은 최고의 욕이었다”고 회고했다.

노 변호사는 "대통령 퇴임 후 큰 수모를 당하실 때조차 당신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씀했다"며 "원망의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무한 책임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하셨다"라고 설명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선 "아버지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희생과 상처를 가슴 아파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했다"며 "이 시대의 과오는 모두 당신이 짊어지고 갈 테니 미래세대는 우리 역사를 따뜻한 눈으로 봐주기를 간절히 원하셨다"고도 했다.

그는 부친이 항상 '비굴하지 말아라', '민족 자존심을 지켜라'라는 신조를 강조했다면서 "6·29 선언을 결단하고 북방정책이라는 자주외교를 펼치게 된 것도 이 신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