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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사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향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증권업계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흘러넘치는 유동성과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잇따라 호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분기 실적이 이들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줄고 있다. 올해 1월 주식시장, 특히 코스피 시장에 관심이 집중되며 하루 평균 26조4778억원을 기록했던 거래대금은 2월 들어 19조954억원으로 크게 꺾였다.

이후 3월 15조1908억원, 4월 15조7368억원, 5월 15조7149억원, 6월 16조7439억원, 7월 14조4306억원, 8월 15조5218억원, 9월 13조9017억원(27일 기준)로 점차 감소했다. 분기별로 보면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1분기 일평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20조2546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16조652억원, 3분기(9월 27일 기준) 14조618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함께 떨어졌다. 지난 1월 25일 3208.99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28일 3097.92를 기록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증권업계가 거래대금 증가의 최고 수혜 업계였던 만큼 이제 눈길은 증권업계 3분기 실적에 모인다. 우선 전문가들의 향후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횡보함에 따라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모두 절대적인 수준은 크게 변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점차 유동성이 감소해 두 지표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개인거래대금 비중은 5월을 제외하고 70% 수준을 상회했다”며 “4분기에는 대어들의 기업공개(IPO)가 있는 만큼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외적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며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현재 테이퍼링에 속도를 올리고 있고 정부도 대출 규제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3분기 증권업계 전반적인 실적은 올해 한창 좋았을 때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기 실적이 증권사들의 실력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증권사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수익다각화’로 뽑힌다. 낮아진 브로커리지 수익만큼 기업금융(IB),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관리(WM) 등에서 어느 정도로 수익성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기자본으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수익다각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하며 여러 가지 사업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었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며 한 층 더 탄탄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특정 부문에 실적 쏠림 현상이 있는 증권사들에게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번 분기 가장 눈길이 가는 증권사도 브로커리지에 큰 의존을 하고 있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3분기 증권사 전체 순익 1위라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거래대금이 줄어든 올해 2분기에는 당기순익 2212억원으로 전년 동기(2214억원) 대비 0.16%, 전분기 대비 17.10%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이번 실적은 거래대금이 줄어들었을 때 발표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 좋은 실적이 나온다면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거래대금 수수료로 좋은 실적을 쌓은 증권사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