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호 금융증권부 기자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국내 주식시장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성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 시작했다. 3월 중순 1457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어느새 3200을 넘어섰고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국내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기업들도 활발하게 상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돈이 계속해서 시장에 돌고 있으면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데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기업들의 상장 수는 꾸준히 그 수를 유지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재상장, 스팩 제외)은 71곳이었다.
지난해에는 연초 코로나19라는 복병에도 하반기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며 총 65곳이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에 성공했다. 올해도 30일까지 40곳의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추세다.
하지만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질수록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상장=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뒤 상한가)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신규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가장 많이 들리는 말 중 하나는 “어떤 기업이든 상장하면 따상을 가니 무조건 공모주 청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올해 5월에 상장된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SKIET가 상장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따상은 당연히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상장 첫날 SKIET 주가는 시초가(21만원) 대비 26.4% 하락한 15만4500원에 마감됐다.
특히 따상을 믿고 장 초반 추격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기도 했다. 개인투자자 A씨는 “당연히 따상에 갈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에 장 초반 주식 매수를 했다가 손해를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A씨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장 초반 SKIET를 매수했다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무조건 따상을 간다’는 식의 생각으로 공모주 청약이나 장 초반 추격 매수를 하는 것 보다는 기업분석을 통해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공모주 청약에 큰 관심이 쏠리며 따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데 ‘무조건적인 따상’은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공모주 청약은 추천하지만 장 초반 추격매수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대종 교수는 “장 초반에는 공모주 청약에 당첨된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와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며 “추격매수를 하고 싶다면 첫날보다는 상황을 조금 지켜본 뒤 일정 기간 후에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공모주 청약이나 추격 매수를 하기 전 해당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보는 걸 추천한다”며 “증권신고서에는 어느 증권사가 어느 정도의 물량을 가지고 있는지,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기간이 언제인지 등의 정보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기간이 짧으면 장 초반 매도폭탄이 나올 수 있겠다는 예측이 가능하다”며 “이런 시그널들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숙련된 투자자라면 상장이 따상은 아니라는 점은 너무나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신규 투자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 기자 주변에도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이러한 조언에 십분을 넘어 백분 공감한다. 이제는 ‘상장=따상’이라는 헛된 믿음을 버리고 남의 말이 아닌 본인의 선택으로 투자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