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복귀로 힘실리는 한화생명 신사업 추진..김동원 전무 손에 달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복귀..차남 김동원 전무 '주목'
베트남법인 첫 자회사 등 신사업 추진 '본격화'
"마이데이터 사업은 하반기 신청 검토 중"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3.02 14:06 | 최종 수정 2021.03.02 18:10 의견 0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전무) [자료=한화생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생명의 신사업 지휘를 맡은 김동원 전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차남인 김 전무가 이끄는 해외 진출 및 디지털사업 확장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달 중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경영 복귀는 지난 2014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7년 만이다.

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사업 지원 등 신사업 발굴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한 만큼, 한화생명도 김 전무 지휘 하에 디지털 전략 및 미래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85년생인 김 전무는 지난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 팀장으로 입사해, 2015년부터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거쳤다. 2019년 8월부터는 한화생명 CDSO(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 전무는 내부적으로 한화생명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소비자 빅데이터 구축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기반을 다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의 역할은 올해 신사업 확장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올 초 전략부문과 신사업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전무가 올해부터 전략부문장 자리를 맡아 해외진출, 지배구조전략, 미래신사업전략, 준법경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우선,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법인의 첫 자회사인 '한화금융기술' 설립이 예고돼 있다. 한화금융기술은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기반 보험컨설팅 시스템인 '피플 라이크 유'를 벤치마킹해 현지 설계사들의 영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베트남 사업 개시를 목표로 인력 모집과 사무실 임대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 하고 있다"며 "현재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플랫폼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신사업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의 '디지털 전환'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가 4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할 수 있던 배경 또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신사업 창출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출범 과정을 직접 주도한 바 있다.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캐롯손보가 탄생한 지난해 초를 기점으로 가속화했다.

5월에는 디지털 중심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기업의 성과관리체계로 불리는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경영의 기반을 다졌다.

또 7월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언더라이팅 보완 프로세스'를 개발, 신계약 시 스마트폰 URL 접속만으로 보완 내용을 확인하고, 비대면 자필 서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설계사를 모집하고 교육 및 활동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 채널 '라이프 엠디(LIFE MD)' 출시를 주도했다.

라이프 엠디는 누구나 보험으로 부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설계사 자격 시험을 위한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김 전무의 '디지털 야심작'으로도 꼽힌다.

이 밖에도 지난해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 블록체인학회 '디사이퍼' 등 다양한 업체와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맺는 등 디지털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섰다.

한화생명의 경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대주주 적격성을 요하는 신사업에는 하반기 쯤 뛰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은 게 문제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금융당국 제재를 의식했다기보단 내부적인 검토로 신청을 미루게 됐다"며 "하반기 허가 신청을 검토 중이고, 계속해서 앱, 플랫폼 등 상품 형식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 먹거리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무가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핵심인 한화생명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는 만큼 계열사 승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상무로 승진한지 4년 만에 전무로 올라오는 등 경영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으며 그룹 내 존재감도 커졌다는 평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김 전무는 지금까지 한화 계열사에서 경영활동의 폭을 넓혀오기도 했고, 2014년 삼성테크윈 인수전 이후 한화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주도했다는 점도 향후 계열사 승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뛰어나다고 알려진 능력을 뚜렷한 경영 성과로 입증하는 것이 올해의 관건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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