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말~2020년 9월 말 신용융자 잔고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특히 바이오, 정보기술(IT) 종목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신용융자잔고는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주식 매수대금의 융자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지난해 말 9조2000억원보다 77.5% 급증했다.
신용융자잔고는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지난 3월 6조6000억원으로 연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가 4조1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관련 신용잔고 비중은 44.0%에서 49.7%로 5.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5조2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비중은 56%에서 50.3%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위험성을 고려해 신용 거래시 우량주·대형주 중심의 투자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신용융자 관련 잔고 및 순증가 상위 5개사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특히 바이오, 정보기술(IT) 종목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셀트리온이 3923억원으로 신용잔고 금액이 가장 많았다. 씨젠(3653억원), 삼성전자(3176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903억원), 카카오(22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씨젠으로 순증가액이 3578억원이었다. 코로나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씨젠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급증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234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020억원), 카카오(1862억원), LG화학(1688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만 30세 미만 청년층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으로 젊은 층의 주식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작년 말 1600억원에 불과했던 잔고는 지난달 15일 기준 4200억원으로 162.5% 폭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 평균 증가율인 89.1%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중장년층 대비 청년층의 신용융자잔고 규모 자체는 미미한 상황이다. 전체 규모의 2.4%에 불과했다.
30세 이상 50세 미만 장년층의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83.9% 증가한 8조200억원(46%)에 달했다. 50세 이상 60세 미만 중년층의 신용융자잔고는 88.9% 늘어난 5조6100억원으로 32.2%를 차지했다.
지난 3월 급락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용공여 계좌의 건전성은 다소 개선됐다.
지난달 말 반대매도 위험이 낮은 담보비율 200% 이상의 신용공여 계좌 비중은 52.5%였다. 작년말 42.75%에 비해 9.75%p 증가했다. 반대매도 가능성이 높은 담보비율 140% 이상 170% 미만의 계좌도 지난 3월 35.3%에서 9월 26.5%로 감소했다.
일평균 반대매도 계좌 수는 지난 3월 1642좌(179억원)로 최대치를 찍은 뒤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6월 이후 반대매도 금액과 계좌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신용공여 연체율 및 부실연체율은 각각 0.44%, 0.29%로 작년 대비 다소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기관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며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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