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 미래에셋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문어발식' 사업 확장 의혹도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0.14 16:57 | 최종 수정 2020.10.14 18:07 의견 0
미래에셋금융그룹 펀드의 국내 부동산 투자·소유·운영 구조 (자료=이용우 의원실)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국감에서 나왔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위해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박현주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관여 행위가 있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원 처분을 내렸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은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인 총수와 친족에 부당 이익을 귀속시켰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특수관계인이 지분 91.86%(박현주 48.63%, 배우자·자녀 34.81%, 기타 친족 8.43%)를 보유한 비상장기업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짜여 있다.

당시 공정위는 그룹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하면서 총수인 박현주 회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시 물증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공정위로부터 받은 의결서를 보면 '박현주는 이 사건에 관여했다고 판단한다' '묵시적인 승인이나 동조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동의 없이는 이러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 라고 적혀있다"면서 "의결서에는 미래에셋 회장이 관여했다고 해놓고 왜 검찰 고발을 안했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박현주 회장이 검찰 고발 대상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직접 관여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미고발한게 아니라 실제로는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행태를 통해 가지고 이루어진 효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법 위반의 중대성, 명백성 이런 걸 종합적으로 봤다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공정위 의결서에 적시된 내용대로 박 회장이 관여했다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제4항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은 누구에게든지 제1항 또는 제3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해당 행위에 관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적시돼 있다.

이 의원은 "명백하게 의결서에서 그렇게 나왔으면 행위를 했어야 된다. 그걸 안했던 것"이라며 "이 사안을 검찰 고발사안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한진 조원태 회장⋅태광 이호진 전 회장 등을 고발했던 공정위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일가에 대해 고발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며 "검찰이 공정위에 사건 고발을 요청해 법에 따라 처벌이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미래에셋은 편법적인 방식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래에셋그룹의 투자·소유·운영 구조(도표)를 활용해 미래에셋 계열 금융회사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부동산펀드에 공동투자하고 그 소유인 포시즌스호텔과 세이지우드 홍천(골프장)을 비금융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실질적으로 임대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2019년말 기준 계열사 공동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모부동산펀드를 통해 국내외 오피스, 호텔 등 부동산에 4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 지분투자, 여수경도 개발사업, 항공산업 추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집단의 이러한 행태는 금융계열사들이 부동산투자관련 규제를 회피하고 비금융업 '문어발식' 확장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71조의14제8항'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회사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즉 PEF에 출자하는 경우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출자총액의 100분의 30을 초과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사모부동산펀드에도 적용하고 일정 기간 내에 매각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모부동산펀드가 규제를 회피하는 데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용우 의원의 취지를 잘 알고 있으며 제안한 개정안에 대해서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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