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생보사, 의료자문 통해 60% 보험금 지급거부..한화생명 부지급률 '최고'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0.07 15:34 | 최종 수정 2020.10.07 15:33 의견 0
생명보험 5개사 의료자문 의뢰건수 및 평균 부지급률 (자료=김병욱 의원실)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국내 5대 생명보험사가 의료자문을 거친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비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자문제도를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NH농협·미래에셋 등 5대 생보사의 지난해 의료자문제도를 통한 부지급 비율은 평균 60.2%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7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교보생명이 72%, 삼성생명이 6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과 농협생명은 각각 56%, 31%로 집계됐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최근 3년 연속 의료자문제도를 통한 부지급 비율이 76% 이상을 기록했다.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보험급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보험자의 질환에 대해 전문의 소견을 묻는 것을 말한다. 통상 보험사 의료자문은 보험사와 위탁관계를 맺은 자문의가 보험사로부터 제공받은 영상필름과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가입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자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외견만 보면 객관적인 절차로 보여지지만 자문 의뢰 비용을 지불하는 쪽이 보험사이다보니 보험사의 입장을 완전히 배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보험사들이 의료자문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보험금 거절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업계 전체 의료자문 건수 가운데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에서 2017년 49%로 늘었다.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계속 늘어나면서 보험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소비자가 제출한 진단서 등에 대해 객관적인 반증자료 없이 보험회사 자문의 소견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부위에 유사한 손상을 입혀도 치료 방법 및 환자의 체질적 이질성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판단되는 후유증이 다름에도 보험사와 위탁 관계를 맺은 자문의가 보험사로부터 제공받은 영상필름과 의무기록지만을 평가해 자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공정성이나 객관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의료자문을 거친 지급 비율이 극소수에 불과한데 이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의료자문을 거친 지급 비율은 전체 지급건의 1%도 안된다. 1000건 가운데 1~2건 수준"이라며 "제도 이용 비율이 극소수인 상황에서 부지급 비율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전체 통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악용하는 보험사가 일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금융당국과 논의해 관련 규정 마련 및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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