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정 작업이 베일에 가려진 채 진행되고 있다. 후보군을 점차 압축해 가는 중으로 이르면 오는 16일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일 회의를 통해 지원자 33명 중 8명의 후보를 압축했다. 9일 1차 면접을 통해 4인 숏리스트를 발표하고 16일경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원자가 33명에 달한 만큼 신경전 구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특정인에 대한 낙하산 논란과 AI 전문성 부족 문제를 제기하는 형태였다. 다만 후보 압축 과정에서 내부 출신과 관료로 구도가 나뉜 상태다.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원자가 33명에 달함에도 후보 명단과 압축 기준, 추천 주체, 평가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짚었다. 그는 “초등학교 운동회에도 기준이 있다”며 “국민기업 KT의 사장을 뽑는데 아무 기준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8명의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은 있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cs 대표,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등이다.

이현석 부문장의 경우 유일한 현직 임원으로 연속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윤영·김태호·남규택 등은 KT에서 중책을 맡았던 OB(올드보이)로 꼽힌다. 그만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홍원표 전 대표는 KT와 삼성, SK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은 점에서 주목받는다.

주형철·김재홍 등 2인은 외부 인사로 정책 측면에서의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태를 거치면서 거버넌스 측면에서의 지적이 있었던 만큼 누가 새 수장이 될지를 주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내·외부 출신 인사들이 고르게 거론되는 만큼 후보 압축 과정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사의 주요 사업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KT노동조합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민영화 이후 외부 출신 CEO 체제가 반복되며 회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KT는 단순 민간기업이 아닌 국가기간통신망의 중추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 기업”이라며 “KT의 미래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에게 맡겨야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