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대한민국 웹3 산업을 신속히 육성해 ‘디지털 G2’로 도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웹3 벤처캐피털 해시드의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디지털 G2를 향한 결단과 실행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해시드오픈리서치가 ‘디지털 G2’ 도약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미지=해시드오픈리서치)

보고서는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디지털 엑소더스’를 지목했다. 불확실한 규제 환경과 지연되는 제도 정비 탓에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핵심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과 세원, 핵심 기술력이 함께 유출되며 국가의 디지털 경제 주권과 미래 성장 동력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HOR은 지금이야말로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제정하는 ‘담대한 설계자’로서 미래를 선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웹3 산업이 글로벌 경제의 기반을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시스템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그 중심에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자산 리서치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는 약 2700억달러(약 385조원)에 달한다. 이 중 99% 이상이 달러화에 연동돼 있다.

이는 디지털 경제의 기축통화가 달러로 고착화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장기적으로 원화의 사용성과 대한민국의 통화주권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OR은 이에 대한 핵심 대응 전략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조속한 도입과 법제화를 제안했다. 국내 핀테크 및 결제 시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핵심 통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RWA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부동산과 채권 등 전통적인 비유동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하면 자본시장 유동성과 투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거래와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는 ‘아토믹 결제’가 가능해져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관 자금의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ETF나 커스터디 등 기관 투자자를 위한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투기 중심의 시장 분위기를 제어하고 제도에 기반한 건전한 자본시장을 정착시키는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조기 도입 및 법제화 ▲온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 및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RWA 제도화와 기관 투자 규율 정비 ▲웹3 인재 육성과 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 관련 정책을 빠르게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산업 혁신’과 ‘금융 안정’ 간의 균형을 맞춘 실행 중심의 정책적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산업 억제를 위한 규제보다는 투명성과 신뢰에 기반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HOR 관계자는 “가열되는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 속에서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제는 논의를 넘어 행동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 정부·금융당국·산업계·학계가 함께하는 민관 공동 실행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시대적 과제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