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뉴발란스가 한국지사 설립으로 국내 시장 직진출 기반을 닦고 있다. 이에 이랜드월드의 주력 성장동력 부재가 우려된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의 한국 시장 전략적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4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계약 만료 시점인 2030년 이후에도 뉴발란스와 장기적인 동행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뉴발란스를 매출 1조 규모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 노하우와 성과가 주효했다.

이랜드월드가 뉴발란스와 계약 만료 시점인 2030년 이후에도 양 사간 장기적인 동행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사진=이랜드월드)

뉴발란스는 지난 6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한국법인에 박성희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법인 출범을 마친 뉴발란스 코리아는 2027년 1월 1일부터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박성희 대표는 지난 1997년 이래로 글로벌 스포츠 의류 브랜드 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업계 전문가다. 그는 나이키 스포츠 코리아 세일즈 총괄, 나이키 골프 코리아 대표이사, 언더아머 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당시 업계는 이랜드월드 매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뉴발란스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 2023년 톰브라운과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로 실적 타격을 입은 바 있어, 이번 뉴발란스의 직진출로 업계 내에서도 라이선스 비즈니스 리스크가 확산되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이랜드월드와 뉴발란스는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뉴발란스 글로벌 본사 측은 과거 푸마 사례를 고려해 이랜드월드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 사업부 매출의 30%를 책임지고 있는 주력 브랜드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이랜드월드의 니즈도 맞물렸다.

과거 1993년 푸마는 이랜드월드와 독점 계약을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 매출 규모 2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2008년 직진출을 결정하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 직진출 이후 푸마 본사의 글로벌 정책이 한국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장기적 관점에서 양사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16년간 이랜드월드가 뉴발란스를 1조원 규모로 키워낸 노하우를 인정받아 2030년 이후에도 이랜드월드가 뉴발란스의 기획 및 유통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갈 가능성도 높다.

뉴발란스 코리아는 한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직접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국 시장을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다.

박 대표는 앞서 취임 당시 “뉴발란스는 혁신적인 제품과 브랜드 경험을 한국 소비자에게 선사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한국 법인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며 “뉴발란스만의 브랜드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한국이 뉴발란스의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뉴발란스 본사와 업무 분담 관련 여러 부분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며 “아동용 신발과 의류 영역에서 기획력과 유통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뉴발란스의 핵심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