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소비자편익 증진과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금융당국에 야심차게 추진했던 ‘온라인 예적금 중개 서비스’가 반년 넘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당초 금융사·핀테크 25곳이 사업 참여를 신청했지만 실제 서비스 출시가 이뤄진 곳은 3곳 뿐이고 그마저도 제휴상품 부족으로 반쪽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 예적금 중개 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25개 업체 중 현재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건 신한은행,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단 3곳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 예적금 중개 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25개 업체 중 현재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건 신한은행,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단 3곳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예적금 중개 플랫폼을 통해 예적금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플랫폼을 통해 금리 비교만 가능했던 것을 상품 가입까지 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실제 출시된 서비스를 살펴보면 바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 거의 없고 기존에 있던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지난 6일 개시된 카카오페이의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의 경우 예적금 금리비교에서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한눈에’에서 제공받은 1금융권과 저축은행에서 출시된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에서 직접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전용 제휴상품인 신한은행의 ‘쓸수록 모이는 소비적금’ 1개 뿐이다.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금융사와 협업을 늘려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10월 선보인 ‘Npay 예적금 간편가입’ 서비스는 바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예금 상품이 6개, 적금 상품이 8개다. 하나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BNK부산은행 등 1금융권 4곳과 2금융권에서는 웰컴저축은행 1곳이 제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오는 연말까지 대구은행과 제주은행 입점이 예정돼 있다”며 “향후 입점 금융사는 지속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6월 온라인 예적금 중개 서비스 사업자 중 가장 먼저 예적금 비교 서비스를 출시한 신한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출시 당시 자체 상품을 제외하고 바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 상품 뿐이었지만 현재는 웰컴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상품이 추가됐다.

당초 신한은행은 서비스 출시 한 달 뒤인 7월까지 제휴사를 10곳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하게 금리 비교만 비교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연계해서 실행까지 해야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시스템적으로 제휴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과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했던 토스·뱅크샐러드·페이코·핀크 등 핀테크 들도 서비스 출시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서비스 출시를 위한 개발은 마쳤지만 은행·저축은행과 제휴가 쉽지 않아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요 상품 공급자인 시중은행들이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경쟁사 플랫폼에 입점할 이점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예적금 상품 판매 채널을 갖췄는데 굳이 다른 플랫폼에 입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출·카드 등 다른 중개 플랫폼에 비해 예금 중개 플랫폼은 활성화가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예금은 그간 중개가 불가능해 예금취급기관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한 경험이 없어 수수료까지 지급하면서 예금유치에 참여할 유인이 적다”며 “온라인 예금중개업은 잠재 규모 대비 저조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